’여름철 한약 복용은 효과가 없다’ ‘한약을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 ‘어릴 때 녹용을 많이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이처럼 우리 주변에는 한의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들이 그럴듯하게 떠돌고 있다. 따라서 잘못 알려져 있는 한방상식을 알아본다.
♠늙어서 보약을 많이 먹으면 죽을 때 고생한다.
중풍 등 질병의 종류에 따라서 죽을 때 고생하는 것이지 보약 때문은 아니다.보약이란 신체의 허약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보약이 곧 치료제가 될 수 있다. 나이 드신 노인들은 체력이 약해지면서 병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체질에 맞게 보약을 먹으면 노년을 편안히 보낼 수 있다.
♠보약은 1년에 한번씩 꼭 먹어야 한다.
1년에 꼭 한번은 보약을 먹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보약이란 연중 행사로 1년에 꼭 한번을 먹어야 좋은 것보다는 건강하면 평상시 운동이나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함으로써 보약을 대신할 수 있으며 그와 반대로 산후 조리를 하는 산모나 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 그리고 면역력이 떨어져 잔병치레를 잘 하는 아이들에게는 1년에 한번보
다는 필요한 그때 그때에 써 주면 효과적이다.
♠신생아는 한약을 먹으면 안 된다.
한약은 신생아의 개월 수와 체중에 따라 약의 복용량이 다를 뿐이다.
물론 신생아들은 생리적 특성으로 오장육부가 완전히 성인과 같은 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기후·온도의 변화와 주위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약하다. 한약은 이 모든 것을 감안하여 신생아에게 한약을 투여하는데 특히 신생아 황달이나 기관지 천식, 감기기침, 식체, 경기 등 열성질환에서 탁월한 효과가 증명되고 있다.
♠여름철 한약 복용은 땀으로 빠져나가 효과가 없다.
여름철이면 땀을 많이 흘려 인체 내의 진액이 체외로 배출되어 내부가 허증에 빠지기 쉬운 계절이다. 허증에 빠지면 우선 기력이 떨어져 의욕이 없어지고, 밥맛이 떨어져 음식을 먹지 못하면 더욱 몸이 처지게 된다. 원기가 훼손되어 있는 시기에 적절한 약을 투약하여 효과를 보게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 땀이 많아지는 여름철에 보약을 잘 쓰면 다른 계절보다는 훨
씬 효능을 빨리 볼 수 있으며 땀으로 약효가 나간다는 말은 한약의 약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하는 소리다.
♠어릴 때 녹용을 많이 먹으면 머리가 나빠진다.
녹용은 성장을 촉진시키고 몸의 에너지를 보충하여 기운을 강화시키는 약물로 적당하게 복용하면 두뇌발달을 촉진시키고 성장 능력을 올리는데 상당한 효과를 나타낸다. 아이의 연령에 맞추어 적정량을 먹인다면 아이에게 면역을 증진시키고 성장을 돕는 효과가 있다. 너무 지나치게 많은 양을 먹인다던가 너무 자주 복용시키지만 않는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물론 살이 찔 수도 있지만 빠질 수도 있다. 이는 체질과 지방의 상관관계와 식생활습관, 질병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작용하는 것이므로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다. 주로 여성들이 살이 찐다는 이유로 한약 복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몸을 보할 목적으로 한약을 복용할 때 이런 걱정을 미리 하게된다. 그러나 몸을 보하는 한약이 모두 체중을 늘리는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다.
저체중으로 인해 오장육부의 기운이 활발하지 못한 경우는 보약의 복용으로 체중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한약을 먹음으로써 몸의 기혈 상태가 개선되어 오히려 몸이 가벼워지는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체중이 갑자기 많이 늘어난 사람은 보약을 탓할 것이 아니라 평소의 식생활습관 등을 되짚어 보아야 한다.
♠한약을 먹을 때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평소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지 않던 사람이 고기를 먹으면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보약을 먹을 때는 기름기가 많은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먹지 말라고 했다. 단지 보약을 먹고 설사하는 게 아까웠기 때문. 하지만 영양상태가 좋은 요즘에는 그런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마음대로 먹어도 된다. 한편 녹두로 만든 음식만은 먹어서는 안 된다. 녹두는 중화작용
을 하기 때문에 약의 효과를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한약을 먹을 때 무를 먹으면 머리가 희게된다?
숙지황이 들어 있는 한약을 복용할 때 해당되는 이야기. 숙지황은 색이 검고 성질은 무겁고 탁하면서 보혈, 강장작용이 뛰어난 약재이다. 그런데 간혹 소화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숙지황과 무의 관계는 서로 작용을 억제하는 반응을 보인다. 숙지황이 함유된 처방약을 복용할 때 무를 먹었다고 흰머리가 나지는 않지만 처방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급적 무를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황청심환은 만병통치약이다?
우황청심환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호흡곤란, 정신불안, 급·만성 경풍, 인사불성, 심계항진 등의 증세에는 부작용이 없이 좋은 약효를 발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황청심환은 뇌신경흥분을 풀어내려 막힌 것을 소통되도록 하는 약이다. 따라서 구급약으로 사용하면 좋다. 하지만 신경통이나 숙취, 소화불량 등에 사용하는 것은 약의 오용과 남용이다. 그리고 단기간 사용하는 약이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연창흠 기자>
chye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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