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국무, 안보리에 이라크 관련 증거 제시
이사국 호응 못얻어 군사행동 정당화 명분 잃을 듯
일부선 “부시 성의 표시 위한 외교적 제스처” 주장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5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특별회의에서 행한 ‘멀티미디어 퍼포먼스’는 그의 설득력있는 ‘연기’와 그럴듯한 첨단 소도구에도 불구하고 ‘청중’의 열띤 반응을 얻어내지 못했다.
파월 장관이 제시한 증거는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행동을 정당화하기엔 불충분하다는 게 유엔안보리 이사국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대량살상무기 은폐에 관해 논의하는 이라크 장교 두명의 대화내용을 감청해 녹취한 테이프라든지, 기나긴 트럭의 행렬을 포착한 군사위성 사진, 유엔사찰단이 들이 닥치기전 이미 깨끗이 세탁됐다는 ‘의혹시설물’ 사진은 이라크의 유엔결의 위반사실을 입증해줄 결정적 증거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유엔안보리의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다수인 러시아와 중국, 프랑스가 파월 장관의 ‘요란스런 연설’이 끝나기 무섭게 “유엔사찰단의 활동을 연장한후 이들이 체출할 자료를 토대로 후속조치를 논의해야 한다”는 기존의 신중론을 되풀이한 것도 부시 행정부의 증거제시가 기대에 못미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 역시 파월 장관의 유엔연설에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은 아닌 듯 싶다. 미국 주도의 대이라크 공격에 앞서 유엔에 증거를 제시, 국제사회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성의를 보여주기 위한 외교적 제스처에 불과했다는 주장은 바로 이같은 시각과 연결되어 있다. 이라크사태 초기부터 줄기차게 외교적 접근을 강조해온 파월 장관에게 전쟁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전령사 역할을 맡긴 것 자체가 미국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을 부각시키기 위한 매파의 각본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어쨌건 파월 장관이 안보리 특별회의에서 ‘녹아웃 펀치’를 날리지 못함에 따라 미국은 유엔의 승인을 받지 못한채 영국, 호주, 이탈리아, 불가리아, 스페인 등 몇몇 동맹군을 이끌고 맥명분없는 싸움을 강행해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증거 조작된 할리웃식 쇼”
이라크 “미국이 안보리 결의 위반” 역공
이라크는 5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유엔 안보리에서 제시한 이라크의 무기 은닉 및 알-카에다 연계 증거와 관련, “곡예와 특수효과로 채워진 전형적인 미국식 쇼”라고 일축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보좌관 아미르 알-사아디 장군은 파월 장관의 유엔 안보리 연설 직후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유엔 사찰단에게 증거를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유엔 안보리 결의 1441호를 위반했다고 역공했다.
알-사아디 보좌관은 또 파월 장관이 이라크의 무장해제 기만행위 증거로 제시한 전화 감청내용과 관련, “3류 정보기관의 작품”이라면서 “전혀 사실이 아닌 조작된 증거”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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