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교서 연설, 지도력강화 돌파구 모색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 국내외 반전 기류 확산, 경기 침체 등 3중고로 집권 후 최대의 시련에 직면했다.
2001년 9ㆍ11 테러 직후 전시 지도자로 위상을 굳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상ㆍ하 양원 장악을 이끌어낸 지 석 달 만에 지도력이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부시 대통령은 9ㆍ11 테러 후 국론 결집과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지지도가 80~90%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50%대로 떨어졌다. 취임 이후 최저치다.
워싱턴 포스트와 abc 방송 공동 여론조사(20일) 결과 부시의 지도력에 대한 찬성률은 58%에 불과했다. 뉴스 위크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의 55%만이 부시의 직무수행 능력에 지지를 보냈을 뿐이다.
이러한 지지도 하락은 안으로는 경제 침체, 밖으로는 이라크전을 둘러싼 국제적 반발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미국 경제의 바로미터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등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들은 지난 주 일제히 폭락하면서 지난해 연말 수치 이하로 떨어졌다. 기업들이 투자의욕을 잃고 감원을 계속하는 데는 이라크전의 불투명한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당초 2.25%로 전망됐던 올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침체는 부시의 전쟁 정책에 대한 반발을 확대시켰다.
뉴스 위크 여론조사에서 경제가 안보보다 중요하다는 응답은 44%인 반면, 안보를 우선해야 한다는 응답은 34%에 그쳤다.
이와 함께 이라크 문제 등에 대한 부시의 일방주의적 외교정책은 9ㆍ11 테러 이후 미국이 누렸던 전세계 지도국으로서의 위상에도 타격을 가했다. 국내외의 반전 기류는 물론 여야간 국론 분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 회원국 등 우방과의 갈등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26일 부시가 28일 상ㆍ하원 합동회의에서 발표할 연두교서를 위기 탈출과 지도력 강화의 계기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번 연두교서 연설은 지난해의 50분보다 다소 길어질 것이라는 것이 뉴욕 타임스의 분석이다.
이번 연두교서가 2004년 대선 재선 가도에서 중요한 이벤트가 된다는 점에서 백악관은 아젠다 설정에 면밀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백악관측은 밖으로는 이라크 문제, 안으로는 감세 정책을 포함한 일자리 창출과 의료제도 개혁 등이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부시가 연두교서 발표를 통해 인기 하락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랜드연구소의 에릭 라선 연구원 등은 단기적 인기 상승은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장기적 지지율이라고 지적했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지지를 얻어낸다 해도 전쟁이 장기화하고 미군과 이라크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날 경우 지지율은 또다시 급전직하할 것이란 전망이다.
배연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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