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진이 눈을 확 끈다. 이름하여 ‘중국 공산당 제16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 사진이다. 꽤 길다.
간단히 말하면 후진타오를 중심으로 하는 중국 집권 제4세대 지도부의 공식 출범을 알리는 사진이다.
그 모습이 상당히 달라졌다. 격세지감(隔世之感)마저 느껴진다. 상당히 유연해져 하는 말이다. 복장부터가 그렇다. 도열한 제4세대 지도부는 저마다 짙은 색의 깔끔한 양복차림이다. 넥타이 색깔도 화려하다. 개성이 엿보인다고 할까 그런 모습이다.
“후 체제의 면면을 살펴보면, 우선 ‘젊어졌음’을 한 눈으로 볼수 있다. 덩사오핑과 장쩌민이 추진해온 개혁·개방 틀 자체는 별다른 변화없이 연속성을 유지하겠지만 젊어짐으로써 한층 속도가 빨라질 듯 싶다….” 중국 공산당 제4지도부 출범과 관련해 한 전문가가 건 기대다.
아닌 게 아니라 확실히 젊어 보인다. 사진의 배경도 신선하다. 일부러 젊음을 과시하려는 건지 온통 그린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 하면 떠오르는 고정된 이미지가 있었다. 모택동, 등소평으로 고착된 이미지다. 으레 모택동복 차림이다. 똑같은 복장을 한 참석자들의 표정도 마치 기계로 찍어낸 것 같았다. 억지로 지어낸 미소와 함께 중요 장면마다 일어서서 박수를 친다.
80년대만 해도 전중대회는 온통 회색 투성이었다. 같은 색에, 같은 복장을 입고 애매모호한 미소를 지으며 박수로 일관하는 무리들. 그들이 중국의 지배자들이었다.
제3세대 지도부부터 달라졌다. 장쩌민, 주룽지 등은 항상 정장에 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난 것이다. 이후 모택동복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그리고 중국의 본격적인 국제사회 편입이 이루어졌다.
중국의 지도층이 국제적 드레스 코드를 지키면서 이루어진 종요한 변화다.
복장이 달라졌다고 모든 게 달라지는 건 물론 아니다. 하나의 겉모습, 외양의 변화에 불과할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개인의 복장, 또 전체 사회로서 복식 문화의 변화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 개인, 또 그 사회 내면에서 일고 있는 변화의 단초를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제적 드레스 코드를 존중한다는 건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기본적으로 같은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독창적 패션을 추구하는 젊어진 중국의 지도부. 이들의 사진을 대하면서 그런데 부지부식간에 한 인물이 떠오른다. 인민복을 고수하는 김정일이다. 그 복장이 언제나 바뀔 것인지….
<옥세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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