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당구장·PC방… 타운은 ‘불야성’
몰지각 업주 “순찰돌면 장사안돼”불평도
지난 몇달동안 한인청소년 폭력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LA한인타운은 어느샌가 불상사가 안터지면 이상할 정도로 범죄 사각지대로 변해가고 있다. 청소년 문제 전문가들은 거듭되는 청소년 폭력사건은 여러 요인이 복합된 당연한 결과물이라고 지적한다.
우선 블록마다 빼곡이 들어선 유흥업소, 24시간 영업하는 당구장과 PC방, 젊은 여성들이 몰리는 샤핑센터 등등.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유흥업소가 너무나 많다.
일부 한인업주들은 청소년 탈선 예방보다는 그들을 돈벌이 대상으로 본다는 것도 문제다. 얼마전 한 한인경찰은 “순찰을 많이 돌면 장사 안된다고 불평하는 업주들도 있다”며 개탄한 적도 있었다. 또 학부모, 단체장 등 어른들의 무관심이 탈선을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LA시는 밤 10시이후 청소년 특히 미성년자들의 거리 활보를 금지하는 통금법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타운은 예외라고 할 정도로 10시가 넘은 후에도 거리를 헤매는 미성년자를 쉽게 볼수 있다. 일부 업소의 경우는 아예 이들에게 술을 팔기도 한다. 경찰은 인력 부족으로 밤리를 쏘다니는 10대들에게 눈길을 주기 조차 벅차다.
타운을 찾는 젊은 세대들과 이들 겁모르는 10대들의 마찰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 타운 업주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청소년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탈선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성환 LA카운티 보호관찰국 수퍼바이저는 “한인가정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부모-자식간 대화가 없다는 것”이라며 “다른 모든 것을 바로 잡아도 가정이 바로 서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따로 노는 것이 한인 커뮤니티의 현실이다. 일이다, 모임이다 해서 밖으로만 나도는 부모들은 아들딸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전혀 개의치 않는다.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탈선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마땅히 갈데가 없는 청소년들은 밤마다 유흥업소 주변에 진을 친다. 나이트클럽, 당구장, PC방, 카페, 노래방 등 놀자판 업소가 많은 한인타운은 이들에게 더할수 없이 재미있는 장소다. 소위 물좋고 특별한 곳이라는 소문이 타운외곽으로 퍼지면서 주말이면 일반인 뿐만 아니라 갱 관련 청소년들까지 타운으로 몰려드는 것이 현실이다.
젊음의 집 김기웅 목사는 “업주들과 부모들이 함께 반성하고 청소년 범죄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이 관련된 사건·사고 빈발에도 불구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지도급 인사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다. LAPD 한인수사관은 “한인사회가 청소년 폭력으로 멍들고 있는데도 한인단체장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커뮤니티를 위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진정한 지도자의 등장이 아쉽다”고 말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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