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함 속의 영원함을 쫓는 화가의 전시회가 있다.
13일부터 샌타모니카 버가못 스테이션내 BGH 갤러리에서 작품을 거는 김기홍씨는 시공간, 기억, 감성 등을 관통하는 영원한 움직임 속에서 창작의 주제를 붙잡았다.
그래서 전시회의 제목은 ‘이동’ (Migration)이다. 그가 움켜쥔 움직임은 생성과 소멸의 순환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그래서 어쩔 수 없는 변화의 흔적으로 캔버스 속에는 이러한 강렬함이 추상으로 새겨져 있다.
그림에 담긴 색채는 투명에 근접한 푸른색과 차가운 은회색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바다와 가까운 하와이에 살았던 작가의 개인적 기억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
마치 엷은 포장을 입힌 듯 미세한 균열과 구김이 잡힌 질감도 흥미로운데 작가는 자신만의 고유한 표면처리 과정을 통해 이러한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손으로 만져질 듯 두툼하게 입혀진 물감의 두께가 화면에 가득한 투명함과는 대비되는 안정감을 던져준다.
김씨는 “시간 속에서 영구한 것이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체험하며 작품 속에서 어떠한 영속성을 획득하고자 노력했다”며 “하지만 작가의 의도와는 달리 보는 이의 느낌에 따라 작품은 자유롭게 해석되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소르본대학에서 미술사 박사를 마친 김씨는 한국 간송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로 활동했으며, 하와이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창작에 몰두하기 위해 현재 강단을 떠나 남가주에 자리잡고 있다.
전시는 8월11일까지 계속되며 리셉션은 7월13일 오후 6시부터.
관람시간 화∼일요일(오전 11∼오후 6시) 주소 2525 Michigan Ave. D4 Santa Monica 문의 (310) 315-9502
<이재진 기자>
jjrh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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