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1 테러가 발생한 후 미국은 성조기의 물결로 뒤덛혔다. 미국인과 함께 미주한인들도 자동차에 성조기를 달고 다녔고 집에도 매달았으며 성조기를 테마로 한 티셔츠와 머리띠 등 성조기 패션이 유행했다. 평소에는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고 가장 이기적인 성향을 보이는 미국인이지만 국가가 위기에 처할때 그 어느나라 국민보다 단결하고 뭉치는 미국의 국민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며 그 중심에 성조기가 우뚝 서있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4강 신화를 이뤄내면서 이곳 미국에서는 그동안 상상도 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이 생겨났다. 한인들이 태극기를 차에 달고 거리를 질주했으며 한국팀의 경기를 지켜본 공동응원장마다 태극기가 물결쳤으며 응원을 하는 한인들은 얼굴과 팔에 태극기 페이스페인팅을 그리고 ‘대∼한민국’과 ‘오 필승 코레아’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대한민국이 열광하니깐, 대한민국에서 태극기가 물결치니깐 우리도 따라한다고 해석할 수 없는, 미주한인사에 한 획을 긋는 분명한 의식과 감성의 변화다.
솔직하게 생각해보자. 월드컵 이전에는 한인중 그 누구가 ‘감히’ 차에 태극기를 달고 거리를 질주 할수 있다고 생각이나 했었던가. 한국축구팀의 눈부신 선전을 지켜보면서 미주한인들은 그동안 가슴에 쌓였던 한과 콤플렉스를 분출해냈다
미국에서 영원한 마이너리티일 수밖에 없다는 자괴감, 좋은집에서 살고 좋은 차를 몰아도 해소되지 않았던 이방인 콤플렉스, 4·29폭동이 상징하는 인종갈등과 미국 사회제도의 희생양이었다는 울분을 우리는 월드컵을 통해 모두 토해냈다. 그리고 이제는 자랑스럽게 코리안-아메리칸이라고 외치면서 조국의 상징인 태극기를 흔들 수 있게 됐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미주한인들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미국에서 태극기를 자연스럽게, 또 자랑스럽게 흔들 수 있는 자신감의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4일은 독립기념일이다. 성조기와 태극기를 차에 달고 또 집에 걸고 조국과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마음껏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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