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튼초등학교에서 자폐아반을 담당하고 있는 특수교육교사 조 앤(29·한국명 조은영)씨는 하루종일 자폐아 6명과 씨름하다보면 몸도 마음도 파김치가 되지만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표정만 보면 저절로 힘이 솟는다.
1대1로 붙어 앉아 가르치지 않으면 수업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는 자폐아들이기에 보조교사 4명이 함께 수업을 진행하지만 아이들에게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점심도 같이 먹고 화장실도 함께 가고 가끔씩 아이들의 컨디션에 따라 운동장에도 데려가야 한다.
UC어바인을 졸업하고 유명광고회사에서 ‘제너럴 모터스’ 광고기획을 담당했던 조씨가 갑자기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교사의 길로 들어선 데는 남다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꿈꾸는 아이들이 좋아서"가 첫 번째 이유지만 굳이 특수교육교사를 자원한 건 어려서부터 정신지체를 보인 동생을 가족처럼 돌봐준 특수학교 교사의 사랑이 가슴에 남아서다.
"사춘기 시절엔 남들과 다른 동생이 밉기도 했다"는 조씨는 커가면서 동생의 장애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됐고 이젠 그 누구보다 장애아동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에 특수교육교사의 길을 택했다.
"어머니의 반대가 심했어요. 교사만큼 좋은 직업이 없다고 아무리 설득해도 연봉까지 깍여가면서 진로를 바꾼 이유를 짐작하신 거죠. 첫 출근하기 직전까지도 일반교사로 경험을 쌓고 차츰 생각해보는게 어떠냐며 눈물을 보이시더라구요"
그래도 조씨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지고 열의만으로 버티기엔 육체적으로 힘이 든다는 조씨는 하루종일 "예스, 노" 밖엔 말하지 않는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개그맨도 됐다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도 돼야한다.
특수교육교사가 된지 이제 10개월. 부족한 게 너무도 많아 학교가 끝나면 LA교육구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자폐’에 관한 책과 자료들에 파묻혀 공부하기 바쁜 조씨지만 스물일곱이 된 동생이 특수학교에서 배운 것을 언니에게 자랑할 때면 웃음가득한 얼굴로 동생과 시간을 함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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