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부 데스크는 괴롭다.
하루가 멀다하고 올라오는 자살기사 때문이다. 자살사건은 목격자가 없고 가족들도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취재하기가 여간 어렵지가 않다. 취재 노력에 비해 기사도 비교적 크게 취급되지 않는다. 그래서 기자들도 자살 사건 맡는 것을 꺼려한다.
불과 며칠사이에 4건의 자살기사가 올라왔다. 이중 3명이 목숨을 잃었다. 보건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3년동안 LA에서만 60여명의 한인이 자살을 했으니 적은 수가 아니다. 알려지지 않고 묻히는 사건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놀라운 것은 한인 자살의 대부분이 부부갈등으로 인한 가정불화에 기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가장 소중히 선택한 배우자로 인해 가장 소중한 목숨을 끊은 것이다. 정말 아이러니다.
이 세상에 부부싸움 안 하는 사람 없고 부부갈등 없는 사람 없다. 누구나 부부싸움을 한다. 문제는 부부싸움에서 이기려 하기 때문이다. 가정불화로 자살을 선택했다면 배우자를 이기기위해 목숨을 건 것과 같다.
이 세상에 자신의 아내를 이기려고 하는 남편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남편은 원래부터 승리한 상태이고 져도 이기는 것이다. 구태여 외부적으로 승리를 확인할 필요가 없다.
그리스 최고의 신 제우스도 아내 헤라에게는 꼼짝 못했다. 소크라테스가 그의 철학을 완성한 것도 악처 때문이라 하지 않는가. 지금 누군가 부부간에 문제가 있다면 남편들은 ‘이기지 않겠다’는 각서부터 써라.
그러나 각서만 쓴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민가정의 건전한 부부관계를 위해 아내도 남편도 의식적으로 부단한 노력을 해야한다. 이민가정은 특수한 사회단위이기 때문이다.
1세들은 외부와 언어장벽이 있고 대부분이 맘 앤 팝(Mom & Pop) 형태의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가정이 곧 사회다. 모든 생활과 사고(思考)가 가정이란 조직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성격이 외곬이 되고 배우자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진다.
가정의 불만을 사회생활에서 해소하고 사회의 불만을 가정에서 풀 수 있도록 완충작용이 이루어져야하는데 이민 1세들은 불만이 쌓여도 풀 방법이 없다. 그래서 배우자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곧 파멸이라 생각하고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는 것이다.
부부간에 권태도 있다. 오래 같이 살다보면 지루하고 실증도 난다. 할리웃 스타 멕 라이언도 러셀 크로와 외도를 하면서 중년기 권태때문이라고 변명했다고 한다. 문제는 권태를 극복하려는 노력이다. 성경에도 ‘화를 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화를 품지 말라’고 했다.
오 헨리의 명단편 ‘현자(賢者)의 선물’(The Gift of the Magi)은 가난한 젊은 부부의 지극한 사랑을 그린 내용이다.
아내는 소중하게 자란 아름다운 긴 머리를 잘라 팔아 남편의 시계 줄을 사고 남편은 대대로 물려받은 금시계를 팔아 아내의 머리 빗을 사 크리스마스 선물을 마련하는 이야기다. 자기가 가장 아끼고 소중한 것까지 버리면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다.
몇 분이면 읽는 짧은 소설속의 이야기이지만 가정폭력, 자살기사가 하루가 멀다하고 올라오는 요즘 한번쯤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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