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감별사라는 직업이 있었다. 암수 감별기라는 광학기계에 밀려 이제는 거의 사라졌지만 한때는 병아리 암ㆍ수를 족집게처럼 알아 맞춘다고 해서 TV에 소개되는 등 세인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추석연휴 직전 터져 나온 ‘가짜 립싱크’ 사건은 가요계 희대의 사기극이었다.
여성 3인조 그룹 걸프렌드의 ‘노래 따로 얼굴따로’ 사건이 알려지자 가요계 한 관계자는 “가짜가 판을 치는세상이라지만 어떻게 가수가 가짜일 수가 있느냐. 20여년 동안 종사해 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혀를 찼다.
‘가짜 립싱크’ 는 미국에서도 있었다. 지난 1990년대초 절정의 인기를 누리던 밀리 바닐리가 무대위에 올라 입만 벙긋거리다 발각된 것이다. 그 후 국내에서도 소문은 무성했지만 설마 속에 묻혀 지나갔다.
‘세상은 요지경’ 이라더니 연예계가 그 꼴을 닮고 있다. 지난 봄에 불거져 나온 이영자 다이어트 파문도 가짜 소동이었고 결국 해프닝으로 밝혀졌지만 가수 싸이의 위폐사건도 누구나 알 수 있던 가짜 돈이 유통되면서 잠깐이나마 법석을 떨었다.
요즘 안방극장에는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다. KBS 1TV ‘TV쇼 진품명품’, SBS TV ‘이경실 이성미의 진실게임’이 그것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진위여부를 가리는 것은 똑같지만 ‘TV쇼 진품명품’이 주로 골동품을, ‘이경실 이성미의 진실게임’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점에서 다르다.
SBS TV <도전 1,000곡>은 진짜와 가짜를 가리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가수를 출연시켜 남의 노래를 부르게 해서 실력을 테스트한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생체인식기술이 요즘 각광 받고 있다. 지문을 비롯 눈동자 손바닥 혈관 목소리등 사람마다 다른 신체의 특정부위를 보안장치의 열쇠로 활용하는 기술로 분실이나 위조 및 변조의 위험이 없고 복잡한 암호를 기억하거나 신분증을 휴대할 필요가 없어 쓰임새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음성인식기술은 사람마다 다른 목소리의 특징을 구별하는 기술로 별다른 장비없이 마이크와 인식소프트웨어만 있으면 가능하다.
단 녹음을 통한 위조가 가능하며 목이 쉬거나 감기에 걸리면 오인할 확률이 높고 소음에 약하다는 단점이있다.
가짜 소동을 일으킨 가수들의 음반은 ‘TV쇼 진품명품’에 내보내 감정을 받아보게 하고 멤버들은 ‘이경실 이성미의 진실게임’과 ‘도전 1,000곡’에 내보내 진위와 노래 실력을 테스트해 보는 것은어떨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음성인식기술을 활용해 음반 목소리와 멤버의 목소리가 일치하는가를 따져보는 것은 또 어떨는지.
21세기에는 병아리 감별사가 아닌 가수 감별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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