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열리는 ‘월드컵 2002’를 앞두고 공동 개최국 한국과 일본이 마무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두 나라는 예상치 못했던 난관들을 직면하고 있다고 14일자 워싱턴 포스트지가 보도했다.
포스트지는 또 역사적으로 적대적인 관계에 있던 두 나라가 이 대회를 계기로 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희망도 갖고 있지만 상황은 단순하지 않다며 우선 대회를 위해 두 나라에 20여개의 스타디움을 건설하는 등 준비 공사부터 난제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보도의 요지.
스타디움 건설과 함께 양국 준비위는 선수와 관중, 취재 기자들을 각 경기 장소로 실어날라야 하는 문제, 양국 경기장내에 똑같은 시설을 갖춘 프레스 룸을 설치해야 하는 문제 , 두나라 모두 자원 봉사자들을 선발하는 문제 등을 풀어야 한다. 해결책의 하나로 양국간 여객기 운항 회수를 늘려보는 방안도 강구중이지만 양국을 왕래하는 여행객들의 숫자도 이미 매일 만원인 상황이다.
이와 함께 일반인들에게 할당된 입장권도 그리 많지 않아 국민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또 컴퓨터로 제작한 대회 마스코트는 악마처럼 도안이 되고 별명 ‘애톰스’는 포르노 웹사이트 이름과 같아서 다른 별칭을 모집하느라 부산을 떨고 있다.
그러나 현재 양국 국민들의 가장 민감한 반응을 유발하는 것은 대회 포스터에 어느나라의 이름을 먼저 표기하느냐 하는 문제다.
일본에서 열리는 결승 경기 때문에 일본에 더 특혜를 주고 있다는 한국 국민들의 오해를 불식하기위해 원래 FIFA는 1996년에 공식 제작한 대회 포스터에 한국을 먼저 표기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몇 달전부터 일본판 대회 포스터에 일본명이 먼저 표기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한국민들은 문제를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정몽준 월드컵 조직위 공동위원장은 "이것은 FIFA와의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못박고 "양국의 협력 분위기를 망가뜨리는 행위"라고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본 준비위측은 1996년 FIFA와 이 문제를 논의할 당시 각 나라는 자체 제작하는 포스터에는 자기 나라의 이름을 먼저 표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금까지 4년동안 그렇게 만들어 왔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일본 준비위측은 영어로 제작하는 포스터에는 한국 이름을 먼저 표기하고 있다며 일본어판 포스터 제작 방식은 바꿀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축구팬들에게 이 사고는 분명히 감정을 상하게 만드는 일이다.
서울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오현택(19세)군은 "일본과 한국의 관계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며 "일본이 한국을 얼마나 얕잡아 보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일화"라고 불평했다. 또 한 젊은이는 "일본 축구를 상당히 좋아했으나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에 대한 감정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더 이상 일본 맘대로 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된다"고 분개했다.
하지만 양국 월드컵 관계자들은 각 나라에서 32 게임씩 총 64 경기가 치러질 이 대회를 기회로 두 나라의 관계가 증진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 대회는 두 나라를 전세계에 널리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1999년 월드컵대회에서 우승한 후 미국내에 축구 붐을 일으킨 것처럼 양국 축구가 크게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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