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시쳇말로 ‘뜨고’ 있다.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문을 맞아 예정에도 없이 초대소로 직접 찾아가 전격회담을 벌이고 또 조선 노동당 창당 55주년 행사에 초대하는 등 파격행보에 ‘깜짝 쇼’로 일관, 또 다시 미언론에 클로즈업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벌써부터 북-미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져 연내 클린턴 대통령의 평양방문도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해지고 있는 모양이다. 이는 그러나 어디까지나 미 언론의 공식적 해설. 북한 사회, 나아가 김정일을 바라보는 미언론의 내부 시각은 그리 편해 보이지는 않는다.
"스튜어디스 봉급이 80달러인데 국제전화 요금이 1분에 26달인 나라. 전력이 모자라 기껏 40와트이상 전구도 킬 수 없는 데도 김일성 동상은 오색 네온사인으로 휘황하게 장식하고 있는 나라"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사실에 새삼 깜짝 놀라는 안내원 동지" 북한 사회에 대한 미언론의 단편적인 보도들이다.
"주민들은 한결같이 무엇인가 공포에 질린 표정이다. 사담 후세인 치하의 바그다드, 하페즈 아사드의 시리아인들이 바로 그런 표정이다… 북한 주민의 눈초리는 차우세스크가 타도되기전 루마니아인들이 보이던 바로 그런 눈초리다. 모든 것이 정적과 어둠속에 파묻힌 평양의 밤거리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찬란하게 장식된 거대한 김일성 동상 뿐이다" 뉴욕타임스의 보도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김정일은 ‘갈리쿨라 + 스탈린’같은 인물로 미언론은 묘사해왔다. 갈리쿨라는 패륜적 행위도 서슴치 않던 제정로마시대의 폭군.
또 스탈린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악명을 떨친 옛 소련공산당 독재자이다. 이 고대와 현대의 대표적 폭군이 합쳐진 인물로 묘사 됐으니 미 언론의 김정일관은 어지간히 나빴던 셈이다.
이같은 최악의 김정일관이 변하게 된 계기는 남북한 정상회담이다. 지난 6월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방문시 TV를 통해 비교적 여과없이 방영된 김정일의 활달한 모습에 미언론들은 놀라움을 보였으나 여전히 회의적 시각을 보여온 것도 사실이다. 해서 나온 말이 ‘조크를 할 줄 아는 독재자’ ‘익살스러운 독재자의 아들’정도.
북한은 올브라이트의 방문을 맞아 사상 처음으로 60여명의 서방기자(대다수가 미국기자)의 입국을 허용했다. 앞으로 클린턴의 방문이 이루어 지면 더욱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뻔한 사실로 이미지 쇄신이 그 목적으로 보인다.
지금까지의 보도를 종합하면 그러나 기대만큼의 효과는 아직 거둔 것같지 않다.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같다. 전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사회. 말로만 듣던 북한의 실상이 이들 서방기자들에게는 쇼크로 비쳐져서다. 그건 그렇고 북한은 진정 개방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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