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관광 박평식 대표의 인문학 여행
▶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는 낯선 나라다. 우리가 아는 것이라고는 빙하와 오로라, 그리고 세계적인 싱어송라이터 비요크(Björk)의 고향이라는 사실 정도. 어쩌면 ‘반지의 제왕’과 ‘호빗’을 쓴 존 로널드 루엘 톨킨(J. R. R. Tolkien)이 떠올렸던 풍경, 혹은 영화 ‘인터스텔라’ 속 낯선 행성의 이미지가 전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땅은 그런 단편적인 이미지로 설명되기에는 훨씬 입체적이다. 불과 얼음처럼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풍경들이 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이 상반된 풍경이 공존하는 방식이야말로 아이슬란드의 본질이다. 그리고 그 본질은 낮의 풍경과 밤의 빛이 겹쳐질 때 더욱 선명해진다.
아이슬란드 여정의 시작은 ‘골든서클’이다. 레이캬비크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듯 이어지는 이 구간은 싱벨리어 국립공원, 게이시르, 굴포스로 구성되며, 이 나라의 핵심 풍경을 압축해 보여준다. 이 길에 들어서는 순간 아이슬란드의 땅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눈앞에서 펼쳐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싱벨리어 국립공원’에서는 대륙이 갈라지는 지점을 직접 마주하게 된다. 유라시아판과 북아메리카판이 서로 벌어지며 만들어낸 균열 사이를 걷다 보면, 이 땅이 고정된 풍경이 아니라 지금도 변화하고 있는 지형이라는 사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곳은 약 천 년 전 아이슬란드 최초의 의회 ‘알싱기’가 열렸던 장소이기도 해 자연과 역사가 함께 겹쳐지는 공간으로 남아 있다.
‘게이시르’ 지역에 이르면 일정한 간격으로 솟구치는 간헐천이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땅속 깊은 곳에서 끌어올려진 물줄기가 공기를 가르며 치솟는 순간, 지면 아래에서 이어지고 있는 에너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황금 폭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굴포스’는 물줄기가 곧장 떨어지지 않고 두 단계로 방향을 바꾸며 협곡 안으로 깊게 스며드는 것이 특징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물줄기가 시야에서 사라지듯 꺾이며 떨어지고, 그 깊이 때문에 풍경은 더욱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햇빛이 닿으면 물안개 위로 옅은 무지개가 걸리고, 폭포수는 이름처럼 은은한 황금빛을 띤다.
남부 해안으로 내려가면 풍경은 전혀 다른 색을 띠기 시작한다. 검은 모래가 펼쳐진 ‘레이니스피아라 해변’은 빛을 거의 반사하지 않아 해변 전체가 한층 더 짙고 단단한 인상을 남긴다. 이어지는 폭포들 역시 또 다른 명장면을 연출한다. ‘셀랴란드포스’에서는 폭포 뒤편으로 걸어 들어가 물을 사이에 두고 풍경을 바라보게 되고, ‘스코가포스’에서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시야를 단번에 채운다. 같은 물이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기억에 남는다.
다시 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을 지나 그 유명한 ‘요쿨살론 빙하호수’다. 호수 위를 떠다니는 빙산들은 단순한 얼음이 아니다. 오래 압축된 빙산일수록 공기가 빠져나가 깊은 푸른빛을 띠고, 공기를 많이 머금은 빙산은 하얗게 부서지듯 떠 있다. 그 사이에 스며든 검은 줄무늬는 형성 과정에서 반복된 화산 활동의 흔적이다.
이곳에서는 수륙양용 보트를 타고 수백 년에서 길게는 천 년 가까운 시간을 품은 빙산들 사이를 직접 가로지르게 된다. 물결이 크게 일지 않는 대신 빙산이 서로 부딪히며 낮고 묵직한 소리가 번진다. 가이드가 건네준 얼음 조각을 손에 쥐어보면, 투명할수록 더 단단하고 차갑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오랜 시간 파도를 맞아 크리스털처럼 투명해진 얼음 조각을 위스키에 넣어 마셔야 진짜 아이슬란드를 경험한 것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순간이다.
맞은편 다이아몬드 해변에서는 그 조각들이 다시 흩어지고 있다. 파도에 떠밀려온 얼음은 오랜 시간 바다를 거치며 모서리가 다듬어지고, 햇빛을 받으면 크리스털처럼 반짝인다. 검은 모래와 투명한 얼음이 만들어내는 대비는 이 나라의 풍경을 가장 단순하게, 그러나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다.
북부로 올라가면 풍경은 한층 거칠어진다. 미바튼 지역에 들어서면 진흙이 끓어오르고, 지면 곳곳에서 김이 솟아오르며 공기를 채운다. 유황 냄새가 스며들고, 발밑에서는 열기가 끊임없이 올라온다. 고다포스 폭포에 이르면 그 열기가 금세 가라앉는다. ‘신의 폭포’라는 이름처럼 아이슬란드가 기독교로 개종하던 시기 이곳에 신상을 던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넓게 퍼지며 흐르는 물줄기는 한 방향으로 쏟아지기보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고, 그 모습은 앞서의 거친 풍경과 또렷한 대비를 이룬다.
그리고 밤이 온다. 해가 지고 나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하늘을 올려다본다. 오로라는 정해진 시간에 나타나지 않기에 기다림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오로라 헌팅’이라는 표현이 자연스럽다. 여름의 백야가 완전히 물러가고 밤하늘이 충분히 어두워지면서, 비로소 오로라를 마주할 조건이 갖춰진다. 특히 9월은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오로라 관측이 가능한 시기로 여행의 조건이 가장 잘 갖춰지는 시기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에게 오로라는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었다. 오래전에는 하늘을 스쳐 지나가는 영혼의 움직임으로 여기기도 했고, 삶과 죽음 사이를 잇는 신비로운 징조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어느 순간, 하늘 한쪽에 옅은 빛이 걸린다. 처음에는 구름처럼 보이지만 곧 움직임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슬란드에서 보는 오로라는 특히 시야가 넓고 인공조명이 적어 그 변화가 또렷하게 드러난다. 빛은 선처럼 늘어졌다가, 곡선을 그리며 춤을 추기도 하고, 다시 층을 이루며 퍼진다. 같은 장면은 단 한 번도 반복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간신히 탄성만 내뱉은 채, 말을 멈추고 하염없이 하늘을 바라본다. 사진이나 영상으로는 온전히 전해지지 않고, 두 눈으로 마주할 때에만 비로소 완성되는 아이슬란드 여행의 의미다.
여행의 마지막,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온천 블루 라군에서도 시선은 다시 하늘로 향한다.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근 채 밤하늘을 바라보는 순간, 낮 동안 이어졌던 풍경들이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그 위로 오로라가 흐른다면, 그 장면은 평생 잊히지 않을 하나의 기억으로 남는다.
이토록 뜨겁고 차갑고 신비로운 풍경이 한곳에 겹쳐지는 곳은 드물다. 아이슬란드는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낸 가장 극적인 장면들을 직접 마주하게 하는 곳이다. 그래서 평생에 한 번쯤은 반드시 가볼 가치가 있는 곳이다.
■ 여행팁‘US아주투어’의 아이슬란드 일정은 링로드를 따라 전 국토를 일주하는 구성으로, 골든서클(싱벨리어·굴포스·게이시르)을 시작으로 남부 해안, 요쿨살론 빙하호수, 북부 아쿠레이리, 스나이펠스네스 반도까지 이어지며 핵심 풍경을 빠짐없이 담아낸다. 무엇보다 박평식 교수가 전 일정에 직접 동행해, 풍경에 담긴 이야기와 흐름을 함께 전한다는 점이 이 일정의 깊이를 더한다. 출발은 9월 14일 단 한 차례로 진행되며, 아이슬란드는 수용 인원이 제한적인 만큼 최소 3개월 전 예약이 권장된다.
■ 문의: (213)38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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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관광 박평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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