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추수감사절을 맞은 미국의 이민자 커뮤니티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 속에 명절을 보내고 있다. 온 가족이 모여 한 해의 수확을 나누는 가장 큰 명절임에도, 뉴욕을 비롯한 대도시들에서는 이민단속국의 대대적인 단속 소문이 퍼지며 이민자 커뮤니티 곳곳이 불안에 떨고 있다. 한 교단들은 급히 법률팀을 꾸리고, 지역 단체들은 매뉴얼을 공유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라는 공문을 돌리는 현실이 2025년 추수감사절의 단면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의 심기도 복합적이다.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이 가까스로 종료됐지만, 그 실상은 위경(危境, 상황이 매우 불확실하고 위험성이 내포된 시점) 속의 일시적 평온일 뿐이다.
셧다운 정국에서 당내 충성파조차 대규모 이탈표를 던졌고, 민감한 '엡스타인 파일' 공개 압박과 같은 이슈는 내부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원들에게 공개 찬성을 촉구하고 “숨길 것 없다”며 돌변했지만, 그 이면에는 당내 분열을 더 이상 통제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진영 내 100여 표 이상의 이탈마저 언급되면서, 내부 결속력 약화와 향후 국정 동력 상실의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명절 물가 25% 하락"을 내세워 본인의 경제 성과를 강조하지만, 지방선거 완패와 MAGA 계파 내 균열, 그리고 고물가로 인한 민심 이반 등 악재가 겹치며 정치적 불안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강경파와 온건파, 전통 보수와 트럼프식 포퓰리즘 간 정책 노선 충돌은 연말 예산안과 오바마케어 등 핵심 입법 현안에서도 당의 단일대오를 깨뜨리고 있다.
이 와중에도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책은 지지층 결집용 카드로 계속 작동한다. 국경 봉쇄, 대규모 추방, 난민 입국 제한 등 기조는 유지되고 있어 이민자 커뮤니티는 명절임에도 긴장을 풀지 못한 채 비상령에 돌입해 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 반발과 주정부·지방정부의 저항, 그리고 일부 연방 법원의 제동으로 전국적인 반이민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런 시대를 이겨내기 위해 이민자 커뮤니티에 가장 필요한 것은 조직화와 정보력이다. 첫째, 종교기관들·지역 센터·변호사 네트워크와 긴밀히 협력해 법률, 의료, 교육, 긴급 대응 시스템을 준비해야 한다.
둘째, 퇴로 없는 수동적 자세를 벗고, 투표 참여, 시민권 취득, 목소리 내기 등 영향력 키우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셋째, 커뮤니티 안팍의 소셜 네트워크와 미디어를 통해 정책 변화와 위험 신호를 빠르게 습득하고, 초보 이민자에게 대응법을 쉬운 언어로 안내하는 매뉴얼을 실시간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지역적·전국적 연대, 시민단체와의 협업이 필요할 것이다.
추수감사절을 맞이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진영과 공화당의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이민자 커뮤니티에 대한 공세는 이민자들에게 위기면서, 동시에 초조함과 두려움만으로 자신을 가둘 때가 아니라는 경고이자 새로운 기회다.
분열된 정치판은 혼란과 불안의 근원이지만, 튼튼한 커뮤니티 네트워크와 뚜렷한 정치적 행동력만 확보된다면, 불확실한 시대를 헤쳐가고 더 큰 힘을 모을 수 있다. 정보, 조직, 연대, 이 세가지가 불안을 버티는 가장 강력한 해법이다.
각각의 위기는 변화의 전조다. 지금, 모두가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변화를 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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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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