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조지 레테스의 목을 무릎으로 짓눌렀고, 또 다른 요원은 그의 등을 밟았다. 최루탄과 페퍼스프레이에 젖은 채 그는 137파운드(약 62kg)의 몸을 이끌고 다시 이라크 키르쿠크에서 복무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미국 시민의 세금이 사용된 현장의 단면이다.
26년 전 캘리포니아 벤추라에서 태어난 그는 그곳에서 태어난 어머니의 아들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군에 입대했으며 “육군은 최고의 직업이었다. 나는 보병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는 함께 복무했던 여성과 결혼해 아들과 딸을 두었고,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고 싶지 않아 제대를 결심했다.
그는 “해변이 내 인생이다”라며 벤추라를 사랑한다. 제대 후 그는 한 농업시설의 경비를 담당하는 민간 보안업체에 취직했다. 지난 7월10일 오후 근무지로 향하던 그는 현장 입구를 막고 있는 방독면을 착용한 ICE 요원들과 마주쳤다. 요원들은 “시설이 운영 중이 아니다”라며 진입을 막았는데, 이는 첫 번째 거짓말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ICE 요원들은 불법체류자를 단속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레테스의 운전면허증에는 ‘육군 참전용사’라는 표기가 있었고, 차량 번호판에도 ‘DV(장애 참전용사)’가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ICE 요원들은 그의 신원을 확인하려 하지 않았고, 결국 운전석 창문을 부수고 페퍼스프레이를 분사했다. 그들은 차량 뒷유리에 붙은 ‘이라크 전투 참전용사’ 스티커조차 보지 못했다.
레테스는 요원들의 고함 속에서 한 요원의 배지 번호를 요청하자, 차에서 끌려나와 손이 케이블 타이로 묶인 채 도로 옆에 네 시간 동안 앉혀졌다고 한다. 그는 해군기지로 끌려가 전신 수색을 받은 뒤 다시 LA의 구금시설로 이송됐다. 이때는 케이블 타이 대신 수갑이 채워졌다. 어떤 혐의도 제기되지 않았지만, 그는 동의 없이 DNA 채취용 면봉 검사를 받았다. 변호사 선임 요청이나 최루탄·페퍼스프레이 잔여물 제거를 위한 샤워 요구는 모두 무시당했다. 그는 결국 셋째날, 딸의 3번째 생일을 놓친 뒤에야 “혐의가 취하됐다”는 말을 들었다. “무슨 혐의요?” 그가 되묻자 돌아온 것은 침묵뿐이었다.
두 달 후 레테스가 자신의 경험을 신문 오피니언란에 기고하자 ICE는 돌연 “그가 단속에 저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LA 지역 방송 헬리콥터가 촬영한 당시 영상은 이 같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듯하다. 국토안보부 익명 대변인은 레테스의 주장을 “쓰레기 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는 논리적 반박이라기보다는, 그를 체포했던 ICE 요원들의 태도와 조직 문화를 보여주는 증거였다.
현재 ICE의 채용 광고는 “당신은 어느 길을 택하겠는가, 미국 남자여?”라고 묻는다. 남성적 공격성을 부추기는 문구다. 지원자들은 “조국을 방어하고”, “국가 정체성을 되찾으며”, “침입을 막고”, “문화적 타락을 저지하고”, “문명을 구한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지금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그와는 거리가 멀다. 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런 직업을 마다하고 ‘전투복과 가면’을 쓰고 미국의 평범한 지역사회를 돌아다니며 무장하지 않은 사람을 제압하는 일을 영광으로 여기는가?
레테스는 지난주 처음으로 워싱턴 DC를 방문했다. 그는 자유를 중시하는 비영리 법률단체인 정의연구소의 키르기스스탄 출신 변호사 아냐 비드웰과 함께 연방 의원들을 찾아가 연방 공무원의 위법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는 법안을 촉구했다. 그가 제안한 내용은 기존 법률 조항에 단 다섯 단어를 덧붙이는 것이다.
“미국 또는 주의 법률에 따른 권한 아래에서… 어떠한 시민을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권리·특권·면책의 박탈에 노출시킨 자는 피해자에게 법적 책임을 진다.”
그러나 오늘날 연방 의회가 입법에 관심을 갖게 하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의회를 장악한 공화당 의원들은 ICE의 ‘전투적 이미지’보다 덜 강경해 보일까 두려워 이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
1971년 연방 대법원은 헌법을 위반한 연방 요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을 열었지만, 이후의 판례들은 그 문을 거의 닫아버렸다. 이러한 법적 면책이 레테스 사건에서 ICE 요원들의 ‘무법적 태도’를 설명해주는 셈이다.
오늘날 미국 내 광범위한 ‘법집행’이라는 이름의 폭력 속에서 이런 끔찍한 사건은 얼마나 자주 일어나고 있을까? ICE 스스로도 모르거나, 알아도 진실을 말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레테스는 자주 웃고, 성격이 밝다. 그는 분노보다는 허탈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자신이 몸 바쳐 섬겼던 나라의 명예를 훼손한 이들이 책임을 지지 않는 현실이 그저 못마땅할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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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F· 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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