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미국에서 지난해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다. 학위를 받지 못하고 대학을 중도에 그만뒀던 100만명 이상 성인들이 다시 캠퍼스로 돌아온 것이다. 개인에게는 삶의 전환점이자 사회 전체로 보면 고등교육 체계가 성인 학습자들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학생 클리어링하우스 리서치센터’(National Student Clearinghouse Research Center)가 지난 4일 발표한 ‘학위 취득 없이 대학을 중퇴한 학생들’(Some College, No Credential*SCNC)’ 연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24학년도에 재입학한 SCNC 학생수는 전년보다 6만 6000명 늘어난 약 107만명으로 전례 없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시 말해 학업을 중단했던 많은 성인들이 대학으로 돌아왔고, 이는 대학 시스템이 더 유연하고 포괄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본질은 여전히 무겁다. 미국에는 현재 약 4310만 명의 SCNC 인구가 존재하며, 그중 약 3760만 명은 경제활동이 가능한 연령대에 속해 있다. 여전히 수천만 명이 고등교육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사회에 머물러 있고, 이들의 수는 줄기는 커녕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많은 이들이 대학을 마치지 못하는 사회에 살고 있을까?
SCNC 학생이란 최소 3학기 이상 대학을 떠났으며, 학위나 수료증을 취득하지 못한 18세 이상 64세 이하의 성인들을 말한다. 이들 중 일부는 가족, 건강, 경제적 이유 등으로 학교를 그만뒀고, 또 다른 일부는 교육 시스템 그 자체의 벽에 부딪혀 이탈했다.
그러나 중요한 변화는 바로 일부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의 귀환은 ‘재도전’이라는 말로 쉽게 포장되기엔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나이, 경제적 부담, 시간 제약, 가족 책임 등 수많은 악조건 속에서 내려진 결정이기 때문이다.
보고서가 특히 주목한 부분은 ‘잠재적 완성자’(Potential Completers)’와 ‘최근 중퇴자’(Recent Stop-outs) 집단이다. 전자는 과거에 2년 이상의 학점을 이미 이수한 사람들로 복귀와 학위 취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집단이다. 후자는 최근 1~2년 사이에 중단한 이들로 재진입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두 집단은 전체 SCNC 인구에서 각각 7.2%와 5.6%를 차지하며, 대학들이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할 경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핵심 타깃이다.
SCNC 인구가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단지 학생 개인의 책임이 아니다. 많은 경우 제도 자체가 학업 중단 이후 복귀를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주목할 만한 제도적 변화들이 생겨났다.
예를 들어 여러 주에서는 ‘역편입’(reverse transfer)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2년제 대학을 중퇴한 학생이 이후 4년제 대학에서 이수한 학점을 소급 적용해 준학사 학위(AA)를 수여하는 방식이다. 이는 특히 학위 취득 없이 사회로 나간 이들에게 의미 있는 보상이 될 수 있다.
콜로라도주의 CORE(Colorado Re-Engaged)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70학점 이상을 이수했지만 학사 학위를 마치지 못하고 중퇴한 학생에게 AA학위를 수여함으로써, 교육 여정을 일정 부분 ‘완결’시켜주는 제도다. 흥미로운 점은 콜로라도주가 SCNC 인구 규모로는 전국 20위권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첫 해 학위 취득자 수는 전국 7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이는 제도 하나가 얼마나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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