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가 통곡하던 그날은
까마귀 한 마리 마을에서 먹이를 찾던 날
봄은 아직도 멀리 있었다.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 손녀를 잃은 친구에게
어떤 위로를 할 수 있을까?
신은 왜 이렇게 소중한 생명을 주시고
서둘러 데려가시는가?
엄마와 아빠는 이제 어떻게 살라고 하시는가?
영결식에는 급우들, 선생님들, 친지들로 가득했다.
많은 화환이 진열되고 고별 찬송이 울리고
사람들은 목례를 나누고 눈물을 닦고
시야가 흐려져 눈을 감았다.
그날 하얀 산비탈에서 그 시간에
왜 그 쓰러지는 나무를 만났을까?
머리에서 흐르던 피마저 멈추고
창백한 입술은 움직이지 않았다.
<천국에 계신 아버지, 고통의 잔이 저를 그냥 지나가게 하소서. 그러나 저의 마음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갯세마네Gethsemane 동산에서 기도하시던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 예수 그리스도,
오, 그분의 희생으로 이제 사망은 없다고 믿고
기도 하다가도
왜, 왜,
자꾸만 목이 메어 멈추고 멈추는 엄마와 아빠.
왜,
어떤 기적을 이루시려고
아직도 열지 못한 예쁜 꽃봉오리를
시들게 하셨는가?
하얀 드레스를 입은 소녀는 아직
학교로도 집으로도 돌아오지 않았다.
<
서윤석 국제PEN 클럽,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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