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뤼도 “국경 문제, 멕시코와 사정 달라”…셰인바움 “마약, 캐나다도 심해”
트럼프 만나러 미국 날아간 캐나다 총리[로이터]
국가 정상 간 모임을 '쓰리 아미고스'(세 친구)로 빗대 부르면서 교류를 강조하던 북미 3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부과 엄포에 편 가르기를 하며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AP통신과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 등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달 29일 플로리다 마러라고를 찾아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찬을 하고 마약 억제와 이민자 차단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관세 폭탄 위협에 부랴부랴 트럼프의 자택으로 찾아간 트뤼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캐나다·미국 간 국경 상황과 미국·멕시코 간 국경 상황은 비교할 수 없다'며 멕시코와 동일선상에 놓고 판단하지 말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만찬장에 배석한 커스틴 힐먼 주미 캐나다 대사는 AP에 "트뤼도 총리는 마약과 이주민의 미국 유입에 대해 캐나다를 멕시코와 묶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며 "미국의 관세 위협에서 캐나다를 물러나도록 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계였다"고 말했다.
힐먼 대사는 또 캐나다에서 미국으로의 마약 펜타닐 밀매는 본질적으로 '제로'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에서 압수된 펜타닐의 99.8%는 멕시코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만남은 트럼프 집권 1기 내내 서먹했던 두 사람 관계를 고려할 때 "매우 독특한 회동"이었다고 멕시코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특히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사실상 정례화했던 미국·멕시코·캐나다 3국 정상회의를 한때 중단시킨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국경을 각각 맞댄 이들 3국의 정상회의는 '3'을 뜻하는 영어(쓰리)와 친구(아미고스)라는 뜻의 스페인어를 사용해 '쓰리 아미고스'라고도 불린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시절인 2005년 시작돼 2016년까지 1∼3년에 한 번씩 꾸준히 열리다가 2017∼2020년 트럼프 정부 시절 역내 마찰로 개최되지 못했다.
이후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후인 2021년 11월에 5년 만에 재개됐다. 회의는 돌아가면서 개최하고 개최국 정상이 다른 두 정상을 초청하는 형태로 열린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트뤼도 총리의 '모욕적 언급'에 대한 생각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나는 교역 파트너에 대해 존중하면서 도발에 빠지지 않겠다"면서 "캐나다는 스스로 마약 펜타닐 소비에 매우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어 "캐나다에서는 내년에 선거가 있는데, 항상 지적하고 싶은 건 멕시코를 선거운동 일부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낮은 지지율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트뤼도를 에둘러 비판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