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에 배우 고 이선균의 빈소가 마련되어 있다.<연합>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온 배우 이선균(48)씨가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2분께 이씨의 매니저로부터 '(이씨가)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고 한다. 어제까지는 연락이 됐다. 차량도 없어졌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매니저는 이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이씨의 강남구 청담동 거주지를 찾아간 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수배차량 자동검색시스템(WASS)과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이씨의 위치를 특정했고, 오전 10시 30분께 종로구에 있는 와룡공원 인근에서 이씨의 볼보 SUV 차량을 발견했다.
차 안의 이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조수석에서는 번개탄 1점이 발견됐다. 차 안에는 축구공과 모자, 섬유탈취제, 미개봉 상태의 바비큐 숯 등도 있었다.
경찰은 신원 파악 등을 거쳐 숨진 남성이 이씨라는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소방 관계자는 "사망한 것으로 판정돼 (치료를 위한) 병원 이송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씨의 차량은 전날 밤 늦게 사망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시점도 파악할 예정이다.
경찰은 유족 뜻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씨는 유서에 가족과 소속사 관계자 등에게 미안한다는 내용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두 달여간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숨지기 나흘 전인 지난 23일에도 경찰에 소환돼 다음 날 새벽까지 19시간에 걸쳐 강도 높은 밤샘 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숨지기 하루 전까지도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1975년생으로 한국예종 연극과를 졸업한 이씨는 1999년 비쥬의 '괜찮아'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데뷔했다. 이후 여러 뮤지컬과 방송, 영화계를 넘나들며 정상급 배우로 성장했다. MBC 드라마 '하얀거탑'(2007), '커피프린스 1호점'(2007), '파스타'(2010), tvN '나의 아저씨'(2018) 등에 출연하며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거머쥔 '기생충'에 출연하며 세계적으로도 큰 인기를 누렸다.
올해 5월에는 '잠',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2편이 칸영화제에 동시 초청돼 커리어 정점에 섰지만, 지난 10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료들의 발길이 27일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고인의 빈소는 이날 오후 3시께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영화 '킹메이커'에서 호흡을 맞춘 설경구와 고인의 유작 중 한 편인 '행복의 나라로'에 출연한 유재명, 조정석이 빈소를 방문했다. 영화 '끝까지 간다'를 통해 이선균과 친분을 쌓은 조진웅은 옆 사람에게서 부축받으며 빈소로 입장했다. '노 웨이 아웃'을 촬영 중인 대만 배우 쉬광환, 이선균과 드라마 '골든타임'을 이끈 이성민 등도 빈소를 찾았다.
정우성, 이정재, 전도연, 류준열, 임시완, 김남길, 송영규, 유연석, 김상호, 김성철, 장성규, 배성우 등 이선균과 연이 있던 동료들도 고인이 가는 마지막 길을 애도했다. 오후 10시가 넘도록 장례식장은 조문객으로 붐볐다.
감독을 비롯한 영화계·방송가 관계자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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