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오범죄 급증·특목고 입시차별로 공화지지 선회
“아시아계로서 내 등에 더 큰 과녁이 생긴 것 같은 느낌입니다.”
퀸즈에 거주하는 중국계 캐런 왕(48)씨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요즘처럼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며 치안 악화에 불안감을 털어놨다.
평생 민주당을 지지했다는 그는 “이번 투표는 민주당에 보내는 메시지다. 내 표를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는 것”이라며 자신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동안 뉴욕을 비롯한 진보 성향 주에서 민주당의 안정적인 지지층이었던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작년 11월 중간선거 때부터 공화당 지지로 선회하고 있다고 NYT는 10일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 리 젤딘 뉴욕주지사 후보가 중간선거에서 현직인 캐시 호쿨(민주) 후보를 거의 따라잡을 뻔한 것도 아시아계 유권자 비중이 높은 브루클린 남부와 퀸즈 동부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덕분이었다.
NYT는 중국계를 중심으로 그동안 민주당을 지지하던 아시아계 유권자 20여명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이 대체로 범죄에 대한 걱정 때문에 마지못해 젤딘 후보를 찍은 것으로 분석했다.
불법이민자 보호, 교육과 사법 정의 실현에 초점을 맞춘 민주당의 정책이 뉴욕의 범죄율 급증을 초래하고 결국은 아시아계보다 흑인과 히스패닉을 우선시한 것이라는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소외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는 것이다.
중간선거 직전에 한인과 중국계가 많이 사는 퀸즈 플러싱 일대에서는 민주당을 불법이민자 증가와 범죄급증의 원인의 제공자로 비판하면서 ‘공화당에 투표하라’는 영어와 중국어 전단이 곳곳에 붙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2월 맨하탄 차이나타운 자택에서 노숙자의 흉기에 목숨을 잃은 한인여성 크리스티나 유나 이의 죽음이 호쿨 주지사 때문이라고 공격하는 전단까지 나돌았다.
여기에 빌 드블라지오 전 뉴욕시장이 아시아계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던 뉴욕시 특목고들의 입학 절차를 흑인과 히스패닉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바꾼 것도 아시아계 주민들의 분노를 키웠다.
뉴욕시 인구의 15%를 차지하고 뉴욕주 전체로도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인종 그룹인 아시아계의 변심은 주의원 선거에서도 표출됐다.
현직 의원을 꺾고 브루클린에서 처음으로 아시아계 주하원의원으로 당선된 레스터 창이 실제로는 맨하탄에 거주했다는 논란에 민주당은 그의 퇴출추진을 검토했으나, “아시아계 공동체에서 강한 역풍이 불 것”이라는 론 김(민주) 의원의 지적을 받아들여 이를 포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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