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시니어 센터에서 평소보다 일찍 퇴근하는 날이었다. 그 시간대에는 지하철이 조금 한적한 시간대이기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역으로 가고 있는데 조금 앞선 계단에서 거구의 미국 할아버지가 갑자기 휘청거리더니 옆으로 넘어졌다.
날카로운 계단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쳐서 피를 흘리면서 계단 끝까지 자동으로 밀려가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도움을 주기위해 그분에게 손을 내밀자 애절한 눈빛으로 나의 손을 잡았고 나는 있는 힘을 다하여 그분의 허리를 잡고 거구의 할아버지(사실 나도 할아버지)를 움직이는 자동계단에서 이탈시키는 것으로 성공했다.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할아버지는 조금 안정시킨 후 근처에 있는 역무원에게 인계했다. 나는 집으로 향하면서 그 조그마한 사건 속에서 거창하게 인생을 생각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없는 것인데 그 시간대에 그곳에서 이뤄진 모든 일이 필연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오늘도 나는 소중한 필연 속에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간다.
<심외태/롱아일랜드 시티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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