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하고 맑은 공기가 새벽을 정화한다. 아침 특유의 여유로움이 온다. 여느 때처럼 새들의 지저귐이 아침을 즐겁게 한다.
어머! 웬 매미래? 매미소리를 흉내 내는 새라니…깜박 속을 뻔 했다. 선선한 여름의 아침이 갑자기 늦여름이 온 줄 알고. 어느 나무에 앉았는지 한참을 찾아보려고 했지만 그저 들린 매미 울음소리 같은 새의 노래는 그칠 줄 모른다. 그럼 어떠냐! 그저 귀는 즐거우니...이런 여유로운 아침이 신나는 일이기도 하다.
‘ 여자의 향기(Scent of a Woman)’ 에 나오는 “por una cabeza. Shall we dance. ”, 첫 소절을 듣기만 해도 가슴이 절절하더니 갑자기 경쾌한 댄스곡으로 바뀌니 이런 곡에 맞춰 까만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춘다면 그때의 영화에서 느꼈던 감동을 가질 수 있을 듯하다.
바이올린의 선율이 이 곡을 더 아름답게 해주니, 듣는 내내 행복해진다. 영화 속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니 말이다. 미국에 금방 와서 영어도 잘 통하지 않을 때니. 그 영화를 이해나 했을까 싶다만, 대충 들으면서 보던 영화이기도 했던 ‘scent of a woman’ 오래전 본 여자의 향기를 떠올린다.
알 파치노와 트리스 오도넬이라는 연기파 배우가 친구 간으로 나오는데 불의의 사고로 실명한 퇴역장교와 가난한 모범생이 함께 여행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그린 영화다. “인생에 어둠 뿐”이라고 하며 자살을 하려던 죽음 직전에 한 친구가 “너에겐 인생이 있지 않느냐”고 하며 자살을 막던 대사가 떠오른다.
절망과 고립에 새 희망을 안겨준 친구, 무엇보다 식당서 만난 한 여인과 추던 탱고를 기억할 것이다. 사실 영화이야기를 하자는 게 아니고 향기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본다.
보여 지는 향기보다 느낌이 나는 향기로운 사람, 향기의 종류는 고혹적인 향수도 있을 테고 풍겨지는 그 사람만의 향기도 있을 테니, 사람의 향기는 아마 인격이나 인성에서 느껴지는 게 아닌가 싶다. 말을 해보면 그 향기가 더욱 짙어지기도 한다. 특히 여자의 향기도 마찬가지다. 자연스러운 향기를 품어내는 들꽃 같은 여인네도 있을 테고 살아있는 숭어처럼 파닥파닥 튀는 밝고 명랑한 여자도 있을 테니...
여자의 향기란 어떤 것일까? 누구에게나 느껴지는 향기, 외모의 아름다움보다 풍겨진 내면의 향기에 귀 기울이고 싶다. 언제나 은은한 향기로 나의 몸 구석구석에 배어 남에게도 그런 향기로운 사람으로 기억하고 진실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향기를 간직한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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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김/롱아일랜드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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