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색의 꽃들이 화사한 계절의 절정 7월에 칠순 생일을 맞았다. ‘ 우리의 년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년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
성경 시편의 진리이다. 그래서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현세의 칠팔십대 이후는 덤으로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행복이든 아픔이든 다시 올 수 없는 순간들이기에 더욱 귀히 잘 가꾸며 살아야 할 것 같다. 그야말로 수고와 슬픔이 점철 되었던 이민의 삶을 되돌아보면 지금 여기까지 무사히 걸어온 것도 감사하기 그지 없는 일이다.
이제 두 손 활짝 펴고 아무런 이해타산도 가릴 것도 없는 스스로 자유인이 되어본다. 생의 긴 여정 속에 남은 것이 무어냐고 물어 온다면 딱히 내 세울 건 없다. 그러나 한줄기 빛처럼 스러지지 않는 자산이라면 일찌기 부여 받은 신앙 가운데 서로 맞잡고 부딪치고 넘어질 때 마다 의지하며 잘 견디어 낸 가족들일 것이다.
결혼 40주년과 생일을 맞아 내 아이들은 맨하탄 센트럴 파크에서 리마인드 웨딩을 준비 해 주었다. 남달리 구식인 남편을 설득하는 데는 꽤 시간이 걸렸으리라. 딸이 준비해 준 핑크 드레스에 황금색 높고 낮은 구두와 예약된 신부화장에 화려한 부케에 게다가 구두 들고 쫓아다니는 며느리와 아들의 역할도 만만치 않다.
그들의 애틋한 보살핌에 스파크 팡팡 태우다 해 질 무렵엔 준비된 스카이라운지 레스토랑의 생일파티로 행복한 하루였다.
이제 사회의 일원으로 어려움 헤치며 당당히 걸어가는 그들, 보호받던 세대에서 보호자의 역할을 감당하는 그들이 고맙고 대견스럽다. 나 스스로를 뒤로하고 그들을 위해 달렸던 긴 세월 지나 이제는 24시간의 주어진 자유를 귀중히 보내리라. 장수시대가 되며 노년에 성공한 이들의 급부상으로 우리에게 많은 도전을 주고 있다.
나 또한 어려운 이민생활 속에 심호흡이 되어 주었던 나의 글들을 간추리며 은퇴 후 배워 온 서예와 동양화도 열심히 해 보리라. 생의 아름다운 재정리라 불러도 좋으리라. 향기로운 노을을 그리고 싶다. 진리를 따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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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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