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은 매력적인 일이다. 그러나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많은 경우 지식 전달자의 기능은 능숙하게 할 수 있지만 진정한 교육자의 개념에 접근하고 있는지는 스스로 질문해봐야 한다. ‘교육(敎育)’이라 함은 가르치고 인격을 양성하는 데 있다. 인생을 돌아보며 기억하는 그 한 사람의 교육자는 내 삶 가운데 좋은 영향을 준 ‘스승’이다.
미국의 존경받는 교육 지도자이자 사회운동가 파커 J. 파머의 책 ‘가르칠 수 있는 용기’에서는 가르침에 대한 개념부터 다시 이해하도록 돕는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까에 집중하기 쉽지만, 무엇보다 교사의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정체성이 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르침은 정체성과 성실성의 결합이기에 교사가 자신의 목소리를 탐구하는 데서 시작된다. 교사가 자신의 삶과 교육 사이의 일체감을 형성할 때 학생들의 인격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교사는 교실에서 다양한 학생들을 만난다. 그중에는 파커가 ‘지옥에서 온 학생’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교사를 힘들게 만드는 경우도 분명 있다.? 한사코 춤추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학생들에게까지 좋은 선생님 노릇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런 학생들을 계속해서 춤추자고 불러낼 수 있는, 이해심을 키울 수는 있다. 단 몇 명의 학생이라도 동참할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다. ?결국, 가르침이라는 배움의 여정을 포기하지 않는 교사의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기억나는 몇 분의 선생님이 계신다. 그분들의 공통점은 교실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이셨고 학생들을 인격적으로 대해주셨던 분들이다. 좋은 선생님을 만났던 덕분에 가르치는 것을 사랑할 수 있게 됐다. 저자의 말대로 늘 제자일 수는 없다. 늘 내 인생에서 나를 도와줄 영향력 있는 스승만을 기다릴 순 없다.
특별히 가르침의 중요한 가치를 아는 사람이라면 적극적으로 가르치는 용기가 필요하다. 파커는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나온 참 자아의 ‘씨앗’이 어떻게 ‘소명을 향한 여행’을 하는지 이야기한다. 자연이 열심히 순환하듯 인생도 씨를 뿌리고 열매 맺는 일이 순환된다. 가장 나답게 사는 길이 잘 사는 길이고 곧 소명대로 사는 길이다.
릴케는 ‘우리의 삶 전체가 질문을 품고 사는 것’이라 했다. ‘나는 누구인가?’ 그 고민에는 끝이 없다. 그러므로 매일 거울을 보고 옷매무새를 만지며 다시 한번 나의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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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 / 한울 한국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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