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난 지원과 구호를 위해 연방 정부가 푼 돈은 6조달러가 넘는다. 백신 개발에는 400억달러 가까이 투입됐다. 백신 접종자는 인구의 절반 정도, 사망자는 65만여명에 이른다. 세계보건기구가 코비드19 팬데믹을 선언한지 꼭 1년반이 지난 지금의 미국 상황이다. 팬데믹은 언제 끝날꼬? “아무도 모른다”가 정답이다.
최근 한 저널에 실린 시애틀의 워싱턴 대학병원 응급실/중환자실 담당 의사의 에세이가 눈길을 끈다.
“작년 2월이후 얼마나 많은 코로나 환자를 돌봤는지 기억할 수가 없다.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코로나 환자는 젊어졌다. 기저 질환 없는 환자가 늘었다. 입원환자들의 공통점은 95%가 백신 미접종자라는 것이다”.
그의 말은 이어진다. “숨져 가고 있는 환자의 가족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질문이 한 가지 있다. ‘지금 백신을 맞으면 너무 늦은가요?’ 내 대답은 ‘예스’이다. ‘다른 무슨 방도는 없나요?’ 대답은 ‘노’이다”.
이 의사도 주위에서 백신을 맞든, 안 맞든 코로나 생존율은 99%, 걸려도 죽지는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현장 경험은 그와는 다르다. 미국에서도 코로나에 걸리면 500명중 한 명은 숨진다고 한다. 생존율 99%면 뭐하나, 나 하나 죽으면 사망율 100%인데-.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지금은 백신말고 대책이 없지만 맞을 수 있으나 백신을 맞지 않은 미국인이 8,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이 백신접종 의무화의 고삐를 바짝 당긴 이유다.
새로 개발된 백신에 대한 거부감과 망설임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부작용 없는 약이 얼마나 되는가. 역사적으로도 백신 부작용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미접종자 때문에 사회전체의 마비 현상이 한정없이 계속될 때는 문제가 다르다.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생각해야 한다.
로큰롤의 제왕으로 불리는 엘비스 프레슬리는 20대 청년 때 소아마비 백신을 공개 접종했다. 1956년 10월 에드 설리반 쇼에 출연한 그는 함성을 지르는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왼쪽 소매를 걷어 올렸다. 당시 미국에서는 매년 6만명 정도가 소아마비 바이러스에 감염돼, 3만5,000명은 장애인이 됐다. 대부분 어린이들이었다.
하지만 예방주사 접종은 지지부진했다. 처음 개발된 소아마비 백신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었다. 당시 틴에이저들의 접종률은 1% 미만. 프레슬리의 공개 접종 후 접종률은 로켓처럼 치솟아 올라 6개월 뒤 80%를 기록했다. 백신 접종을 성공시킨 대표적인 스타 파워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그후 조기 유방암 검사 등 각종 건강 캠페인에 유명 연예인들이 앞장서 성공으로 이끈 예가 적지 않다.
아쉬운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엘비스 프레슬리처럼 될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코로나 백신의 조기개발은 트럼프 정부의 공로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 정부가 개발의 공을 전임 정부에 돌리는데 인색한 인상을 주긴 하지만-.
트럼프는 물론 백신을 접종했다. 지난 1월 백악관을 떠나기 전 조용히 맞았다. 비공개여서 한동안 대통령의 접종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코비드19를 감기정도로 말한 그는 코로나 급확산의 원인 제공자로 꼽히기도 하나, 병도 주고 약도 줬다. 그가 만일 프레슬리처럼 지지자들의 환호속에 공개적으로 백신을 맞았다면 정치적 이슈로 변질된 미국의 코로나 상황은 다소 달라질 수 있었을 지 모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부스터 샷 백신을 맞는다면 코로나 상황이 많이 달라질거라 생각합니다. 그점이 아쉽군요. 그분이 마음을 바꾸기를 기대해볼까요?
광고를 알아보지도 알려고도 하지않고 믿는이들이 왜 과학이 수억명이맞아 별로 이상을경험못하고 안맞으면 죽을수도 가족이 이웃이 동료가 있다는데도 도대체 어찌하여 카더라를 더믿고 있는지 난 도저히 알다가도 모를 미스터리ㅣ 인간들의 어리석음에 그저 놀랠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