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무지개를 잡아야겠다는 것이야
무지개를 잡았다 하면
적어도 일곱 색깔 그대로 일곱 번은 친친 감아쥐고서
방금 세차게 지나간 소나기마저 비틀어 짜내고서는
그래놓고서는 지상에 던져놓는다는 것이야
어디로 보나 공작새로는 훌륭하겠지
사육하는 거야 모이를 뿌려주면서
그래서 정오만 되면 날개를 활짝 편다는 도도한 그걸
내가 쪼그리고 앉아서 공작새를 즐기겠다는 것이야.
신현정 ‘무지개를 잡아’
당신이 잡아놓았던 무지개, 어디서 자라고 있나요. 눈부신 일곱 빛깔 뽐내며 어디서 상서로운 열매를 쪼고 있나요. 촤르르~ 깃 한 번 펼치면 먹구름 걷혀 오십 일 장마가 그치고, 촤르르~ 깃 두 번 펼치면 태풍과 허리케인이 잠잠해지고, 촤르르~ 깃 세 번 펼치면 육대주 산불이 꺼지고, 촤르르~ 깃 네 번 펼치면 빙하가 다시 얼고, 촤르르~ 깃 다섯 번 펼치면 가뭄이 사라지고, 촤르르~ 깃 여섯 번 펼치면 인수공통전염병이 사라지고, 깃 일곱 번 펼치면 황금을 숭배하던 커다란 인간들이 안경원숭이만큼 작고 순수한 사람이 된다던 그 공작새를 어디에 두고 가셨나요. 반칠환 [시인]
<신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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