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영화 ‘반도’(Peninsula) ★★★½ (5개 만점)
▶ 연상호 감독 다시 메카폰 야심작, 해외서 빅히트 ‘K-좀비 영화’…좀비보다 무서운 인간탐욕 그려

정석이 쫓아오는 좀비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고 있다.
빅히트한 좀비영화 ‘부산행’의 속편 격으로 연출은 ‘부산 행’을 감독한 연상호가 다시 맡았다. 액션과 스릴 그리고 서스펜스와 공포에 메시지까지 담은 연 감독의 야심만만한 영화로 액션영화와 좀비 팬들은 볼 만하지만 내용이 빈약하고 재미도 전편만 못하다.
영화 내내 한정된 공간인 달리는 열차 안에서 일어나는 좀비 대 인간의 생존 다툼을 다룬 ‘부산행’이 압축감과 함께 짜임새가 있었던 것에 반해 컴퓨터 특수효과가 판을 치는 ‘반도’는 방만하고 추격과 도주를 반복해 지루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반도’의 좀비들은 드라큘라처럼 낮에는 무기력해져 영화 내용의 거의 전부가 밤에 서술되는 바람에 눈에 불을 켜고 봐야 한다. ‘반도’는 ‘부산행’의 속편 격이나 전편의 출연 배우가 다시 나오지도 않고 내용도 전편에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 이 영화는 한국을 비롯해 해외에서 빅히트를 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이 K-좀비 영화가 액션 팬들로부터 어떤 반응을 받을지 궁금하다.
전편으로부터 4년 후. 좀비 천국이 된 한국으로부터 누나와 조카 그리고 매형과 함께 한국을 탈출한 미군소속 대위 한정석(강동원)을 태운 일본행 피난선이 항로를 변경해 홍콩으로 가는 사이 피난민들 중에 있던 좀비가 난리법석을 떠는 바람에 정석의 누나와 조카가 목숨을 잃는다. 홍콩에서 홈리스나 다름 없는 생활을 하는 정석에게 범죄단체의 두목이 한국에 가서 2,000만 달러가 든 가방을 실은 트럭에서 돈을 가져오면 보상하겠다고 제의한다.
이판사판인 정석은 매형을 포함한 4인조를 구성해 배를 타고 인천항에 도착한다. 돈을 찾아 다시 배로 돌아오는 시간은 사흘. 4인조가 트럭이 있는 서울을 향해 가다가 좀비의 공격을 받으면서 정석 혼자 살아남는다. 정석을 위기에서 구해주는 사람이 생존자 중의 한 명인 민정(이정현)과 첫째 딸 준(이레). 민정과 준은 여 전사들이다. 민정에게는 조숙한 어린 둘째 딸 유진(이예원)이 있다. 생존자들의 정신적 지주 노릇을 하는 사람이 김노인(권해효)인데 김노인은 사실 제 정신이 아니다.
이들 외에 생존자들은 무법자들이 된 631군부대 대원들로 이들의 지휘관은 나약한 서대위(구교환)로 진짜 지휘관은 폭력적인 황중사(김민재). 도주와 추격의 반복이나 다름없는 영화에 색다른 맛을 주는 것이 군부대 대원들이 포로로 잡은 인간들을 우리 안에 가둔 채 좀비들과 대항해 싸우게 하는 생존게임. 마치 로마의 원형경기장에서의 검투사들의 결투를 연상케 한다. 그런데 이번 좀비는 전편 것들과 달리 초고속으로 인간을 공격한다. 연 감독은 여기서 인간성을 상실한 인간이 좀비보다 더 무서운 존재라고 보여주면서 아울러 재물을 둘러싼 인간의 탐욕도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나머지는 정석과 준 등이 차를 타고 인천으로 도주하면 좀비들이 추격하면서 길고 장황하게 밤을 새는데 한국영화의 고질인 끝을 제 때에 못 마감하고 질질 끌다가 신파조로 끝난다. 제3편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겠다. 스트리밍 서비스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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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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