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동피해 현장 스케치
시위대 거리점령 폭도화
▶ 그로브몰·로데오거리 등 순찰차 태우고 명품 훔쳐

한인들이 많이 찾는 그로브몰도 일부 시위대의 약탈과 방화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지난달 30일 그로브몰 내 노스트롬 백화점이 약탈을 당한 가운데 경찰 키오스크가 불길에 휩싸여 있다. [AP]

지난달 30일 밤 LA 지역 한 CVS 스토어가 기물파손과 낙서로 피해를 입은 가운데 약탈범들이 매장 내에서 물품들을 훔쳐 나오고 있다. [AP]
전쟁터가 따로 없다. 흑인 사망 항의시위가 약탈과 방화로 얼룩진 폭동 양상으로 변질되면서 LA와 인근 도시들이 무법천지의 참혹한 모습으로 변했다. 특히 시위대에 절도범들과 갱단원 등으로 추정되는 폭도들이 섞여들면서 명품 매장과 쇼핑센터 등에서 약탈도 속출하고 있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한다는 이유로 지난달 28일 LA 다운타운에서 시작된 시위는 지난달 29일 약탈과 방화를 동반한 폭동으로 번졌고 그로브 몰과 멜로즈 거리, 베벌리 센터는 물론이고 베벌리힐스 로데오 거리까지 약탈의 표적이 되며 악화일로를 걸었다. 지난 주말 내내 LA를 전쟁의 폐허를 방불케 하는 화염과 파손의 상처 연기로 뒤덮은 시위 현장 이모저모를 종합했다.
◎…LA 다운타운에서는 시위대가 110번 프리웨이를 막고 순찰 차량 유리를 박살냈고 다운타운 보석상 등이 약탈자 침입으로 쑥대밭이 됐다. 29일 밤부터 다음날인 토요일 아침까지 LA다운타운에서만 강도, 약탈, 경찰 폭행, 살인미수 등으로 533명이 경찰에 체포되었는데 18명을 제외한 모두가 풀려났다.
◎…다음날인 30일 페어팩스 지역에서 가두행진을 하던 수백 명의 시위대가 일부 거리를 점령하면서 통제 불능이 되자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온갖 낙서로 얼룩진 경찰차량 몇 대가 파손되고 이를 진압하려는 경찰이 폭력시위대에 곤봉을 휘두르며 고무탄을 발사했다. 경찰 차량 몇 대가 낙서로 얼룩진 채 불길에 휩싸였고 새까맣게 타버린 경찰차 위로 시위대가 올라가 구호를 외치는 모습도 포착됐다.
◎…지난달 30일 오후 시위대는 그로브 몰로 향해 노스트롬 유리창을 깨부수고, 경찰 키오스크에 불을 지르며 본격적인 약탈을 감행했다. 이들은 약 20분 동안 그로브 몰 안에 있는 애플스토어 유리창을 부수고 들어가 고가 제품이 들어있는 큰 상자들을 챙겨나오고 세포라 화장품 매장에서 물건을 훔쳐 여행가방 안에 숨겼다. 경찰이 몰 뒷문으로 사이렌을 울리며 들어오자 약탈자들은 제이 크루와 노스트롬 등에서 훔친 신발 상자, 옷걸이채 훔친 의류제품 등의 물품들을 들고 황급히 현장에서 달아났다. 노스트롬 앞 경찰 키오스크는 화염에 휩싸여 전소됐다.
◎…군용차까지 동원한 경찰에 맞서 싸우던 시위대는 ‘Eat the Rich’라는 구호를 외치며 부유층의 대명사인 베벌리힐스 로데오 드라이브로 향했다. 로데오 드라이브에 모인 시위대는 해산 명령을 거부했고 이날 통금령이 시작된 오후 8시가 넘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명품 브랜드 가게가 다수 위치한 베벌리힐즈 로데오 거리에서도 약탈이 계속됐다. 로데오 거리에 있는 알렉산더 맥퀸 매장에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약탈범들 12여명이 고가의 제품을 훔쳐 달아났고, 인근 구찌 매장에서도 약탈 시도의 흔적이 발견됐다.
◎…유명 샤핑 거리인 멜로즈와 페어팩스길, 그리고 베벌리센터가 약탈과 기물파손의 주 타깃이 됐다. 멜로즈 에비뉴에 있는 트렌디 옷 가게들 여러 곳은 무자비한 약탈을 당했고 한 건물은 방화로 인해 몇 시간 동안 불길에 타올랐다. 깨진 아디다스 매장 유리창 안팎으로 파란 신발 상자를 들고 이리저리 나르고 도망가는 약탈범들이 부산을 떨었다. 멜로즈 애비뉴에 위치한 한 업소는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약탈을 당하기도 했다.
◎…멜로즈 길에 위치한 한 상점 업주는 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은 지 몇달 만인 지난 29일 가게를 다시 오픈했는데 이틀만에 처참한 광경을 맞이해야 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시위대 일부는 페어팩스 에비뉴의 한 이발소 앞에서 불에 탄 경찰차 위에 올라가 팻말을 들고 도발적인 시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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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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