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장미 대선’의 판세가 종반부에 접어들면서 크게 요동치고 있다. 주요 정당 후보 5명의 판세가 당초 ‘양강 3약’ 구도로 출발했으나 대선을 8일 앞둔 1일에는 ‘1강 2중 2약’ 구도로 바뀌었다. 막판에 판세가 다시 출렁거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아직도 승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4월 중순 선거운동 돌입 때까지만 해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 구도였다. 그러나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후보가 확고하게 지지율 1위를 지키는 가운데 안철수 후보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문 후보의 지지율은 안 후보보다 두 배가량 높게 나타나고, 안 후보와 홍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짐으로써 1강 2중 체제로 바뀌었다.
CBS노컷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 전국 유권자 1,523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2.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문 후보는 42.6%의 지지율로 압도적 선두 자리를 지켰다. 반면 안 후보는 20.9%로 하락해 직전 조사보다 3.7%포인트 상승한 홍 후보(16.7%)와의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졌다. 이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7.6%,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5.2%였다.
세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결과 문 후보는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39.4%를 기록했다. 이어 안 후보는 20.8%, 홍 후보는 16.2%로 2, 3위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4.6%포인트에 그쳤다. 그 다음은 심 후보 8.1%, 유 후보 4.8%였다.
홍 후보 지지율이 20%를 넘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뉴데일리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일 전국 유권자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06%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결과 문 후보가 41.1%로 선두를 차지했다. 이어 안 후보는 21.5%, 홍 후보는 20.8%를 기록해 2, 3위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후보 진영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으며 각각 ‘대세 굳히기’와 ‘막판 대역전’을 시도하고 있다. 문 후보 측은 2위와의 지지율 격차가 20%포인트 정도로 커졌으므로 앞으로 큰 실수만 없으면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득표율을 50%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면 안 후보와 홍 후보 측은 막판에 각각 자신이 문 후보와 양강 대결 구도를 형성해 역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고 있는 ‘샤이(shy) 보수’와 이번 대선 정국에서 지지 후보를 계속 바꿔온 ‘노마드(nomad) 보수’를 합쳐 20%가량에 이르는 부동층의 결집된 표심을 잡으면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유력 대선후보들은 차기 정부 구상을 내놓으면서 표심 잡기에 나서 주목된다. 먼저 안철수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와 손을 잡고 ‘개혁 공동정부’ 구성 카드를 지지율 반등을 위한 최후 승부수로 내놓았다. 안 후보가 김 전 대표를 공동정부준비위원장으로 추대한 가운데 문재인 후보는 당내 ‘비(非)문재인’ 진영의 박영선·변재일 의원 등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정부 추진위’를 구성했다.
안 후보 측은 “탄핵 반대 세력과 패권 세력을 빼고 연대하겠다”고 말해 집권할 경우 국민의당, 바른정당, 한국당 일부 등이 참여하는 ‘대연정’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셈이다. 안철수·홍준표·유승민 후보 등의 3자 단일화가 성사되기 어렵기 때문에 당적이 없는 김 전 대표를 내세워 우회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총리 인선에 대해서도 “만약 원내교섭단체가 합의해 추천한다면 따르겠다”고 말해 국회 추천제를 약속했다.
반면 문 후보는 새 내각에 대해 “합리적인 진보와 개혁적인 보수라면 (캠프에) 함께 해왔던 분이든 아니든 가리지 않고 대한민국 드림팀을 구성할 것”이라며 “제가 영남인 만큼 영남이 아닌 분을 초대 총리로 모시겠다”고 말했다. 당내의 친문과 비문 세력, 국민의당, 정의당 등과 협력하면서 탕평 인사를 실시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문 후보가 안 후보가 내세운 ‘개혁공동정부’ 구상을 “정권 야합”이라고 비판하자 안 후보는 문 후보의 ‘통합정부’ 구상을 “끼리끼리 나눠먹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준표 후보는 “총리로는 충청 인사 1명과 영남 인사 1명을 검토하고 있다”며 “법무장관은 강력부 검사 출신의 호남 인사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앞으로 문 후보가 끝내기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큰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안 후보와 홍 후보는 보수 부동표를 대결집하기 위해 각각 ‘공동정부’론과 ‘보수본색’론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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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사=김광덕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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