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저 페더러. [AP=연합뉴스]
'테니스 황제'와 '골프 황제'가 복귀전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6·스위스)는 복귀전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 남자단식 결승까지 진출한 반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2·미국)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컷 탈락했다.
둘은 각자의 종목에서 '황제' 칭호를 받을 정도로 탁월한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최근 부상 때문에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페더러는 무릎 부상 때문에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US오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등에 출전하지 못했다. 호주오픈과 윔블던에서도 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등 '테니스 황제'라는 호칭이 무색해질 지경이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랭킹 9위에서 16위로 밀리면서 2002년 이후 약 14년 만에 세계 10위권 밖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무릎 부상을 털고 2017시즌 복귀를 선언한 그는 연초 이벤트성 대회인 호프먼컵에 출전해 몸을 풀었고 16일 개막한 호주오픈을 공식 복귀전으로 삼았다.
예전 같으면 1, 2번 시드를 받았을 페더러였지만 세계 랭킹이 17위에 불과, 이번 대회에서는 17번 시드밖에 받지 못했다.
그만큼 결승까지 오르는 과정이 더 험난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대진운이 따라 1, 2회전에서 연달아 예선 통과 선수를 만나기도 했으나 3회전부터 토마시 베르디흐(10위·체코)를 상대했고 16강에서 니시코리 게이(5위·일본), 준결승에서는 스탄 바브링카(4위·스위스) 등 난적들을 연파해야 했다.
원래 대진대로라면 8강에서 앤디 머리(1위·미국)를 만났어야 했지만 머리가 16강에서 미샤 즈베레프(50위·독일)에게 덜미를 잡힌 덕에 비교적 손쉬운 즈베레프와 준준결승을 치른 것이 '행운'으로 작용했다.
니시코리, 바브링카와 5세트 접전까지 치른 끝에 승리한 페더러는 2010년 이후 7년 만에 호주오픈 결승에 다시 올랐고, 2012년 윔블던 이후 약 5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특히 29일 결승에서는 '숙명의 라이벌' 라파엘 나달(9위·스페인)을 만나게 되면서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타이거 우즈. [AP=연합뉴스]
반면 '골프 황제' 우즈는 복귀전 컷 탈락으로 체면을 구겼다.
우즈는 허리 부상 때문에 2015년 8월 윈덤 챔피언십을 끝으로 사실상 필드를 떠나 있었다.
1년 넘게 쉬던 우즈는 지난해 12월 비공식 대회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를 통해 복귀했다. 당시 성적은 17명 가운데 15위로 좋은 편이 아니었지만 출전한 선수 가운데 버디를 가장 많이 잡아내는 등 재기 가능성을 엿보기에 충분했다.
그가 선택한 PGA 투어 공식 복귀전은 바로 27일 개막한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이었다. 대회가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은 그가 8차례나 우승컵을 품에 안았던 '약속의 땅'이기도 했다.
하지만 첫날 4오버파로 부진했고, 2라운드는 이븐파로 선방했으나 끝내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우즈는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어제보다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결과가 실망스럽다"며 "역시 실전 감각을 더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우즈는 최근 몇 년간 부상이 이어지면서 페더러보다 부상 공백이 더 길었고, 골프라는 종목이 테니스보다 의외성이 더 많다는 점에서 우즈의 복귀를 '실패'로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
올해 호주오픈 남녀단식 결승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페더러-나달, 비너스 윌리엄스와 세리나 윌리엄스의 맞대결이라는 '클래식 매치'가 성사됐다.
언젠가는 테니스에서 페더러, 골프에서 우즈가 비슷한 시기에 메이저 왕좌에 올라 다시 한 번 '황제의 위용'을 과시하는 날이 오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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