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 커리어가 문제가 아니라 사법처리로 중형도 가능

강정호가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뉴스는 그를 아끼던 팬들을 엄청난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연합>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엄청난 위기를 맞았다. 선수 생명 차원이 아니라 그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달 17일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23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시카고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강정호는 혐의가 굳어진다면 사법처리보다 앞서 메이저리그의 중징계를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리고 그 징계수준은 그의 선수 커리어를 마감시킬 수준이 될 것이 확실하다.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8월22일 선수노조와 합의해 ‘가정폭력과 성폭력, 아동학대 방지 협약’을 발표했다. 당시 토니 클락 선수노조 사무총장은 “선수들도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 아들, 남자친구다. 어떤 폭력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했다.
이 협약 전까지 메이저리그는 대체로 가정폭력, 성폭력 등 사건이 일어나면 사법 처리가 나온 뒤 움직였으나 협약 발효 후엔 어느 정도 혐의가 밝혀지면 사무국이 먼저 나서, 중징계를 내렸다.
그 첫 사례는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이었다. 채프먼은 지난해 10월 자신의 집에서 여자 친구를 밀치고 목을 조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되진 않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가정폭력 등은 형사처벌 없이도 중징계하겠다”며 3월 채프먼에게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외야수 헥터 올리베라도 4월 워싱턴 원정 기간에 실내에서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82경기 출장 정지의 중징계로 다스렸다.
부인을 폭행한 혐의를 받은 호세 레예스는 아내가 법정 증언을 거부하면서 검찰이 고소를 취하해 법적 처벌은 면했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5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고 소속팀 콜로라도 로키스는 아예 그를 방출했다.
하지만 강정호가 받는 혐의는 위의 케이스들보다 사안이 훨씬 더 심각하다. 성폭행이란 단순 가정폭력에 비해 훨씬 심각한 중범죄이기에 만약 정식으로 기소된다면 메이저리그에서 영구 추방될 가능성이 크다. 성폭행 같은 중대한 혐의를 받는 선수가 완전히 무죄가 입증되지 않은 이상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뛴다는 것은 거의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 차원에서 가장 무거운 급의 징계가 떨어지겠지만 사실 어떤 징계가 내려지든 관계없이 팀에서 쫓겨나고 다시는 메이저리그 무대에 발을 디딜 수 없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그를 사랑하고 응원했던 모든 팬들의 신뢰를 송두리째 배신한 행동으로 인해 팬들의 용서를 받고 신뢰를 되찾기란 거의 불가능할 전망이다.
사실 지금 더 심각한 문제는 당장 강정호에게 있어 앞으로 메이저리그서 뛰고 못 뛰고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재 받고 있는 혐의가 사실로 입증될 경우 강정호는 인생에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는 것은 물론 사법적으로도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팬들에게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강정호의 혐의내용이 사실이 아니기 만을 팬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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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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