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주, 파머스오픈 준우승으로 재도약 가능성 활짝
▶ 최악조건서 끝까지 우승도전… 1년 7개월여만에 탑10

최경주는 최악의 험난한 조건에서 펼쳐진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마지막 홀까지 우승에 도전한 끝에 준우승을 차지해 부활의 청신호를 밝혔다. [AP]
‘코리안 탱크’ 최경주가 부활의 시동을 걸었다. 1일 샌디에고 토리파인스 골프코스에서 막을 내린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에서 최악의 컨디션을 극복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우승에 도전한 끝에 준우승을 차지해 지난해 ‘탑10 제로’의 부진을 씻어내고 올해 재도약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최경주가 PGA투어에서 탑10에 오른 것은 지난 2014년 6월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한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고 마지막 우승은 지난 2011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거뒀다.
비록 5년여만의 우승도전엔 실패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최경주의 모습은 아직도 PGA투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한 것이었다. 이번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은 선수들에게 극도로 힘든 대회였다.
대회 4라운드 중 3라운드가 치러진 사우스코스는 지난 2008년 US오픈이 열린 곳이고 오는 2021년 다시 US오픈이 개최될 예정인 난코스다. 여기에 최악의 날씨가 가세했다. 대회 기간 내내 강한 바람이 불었고 특히 4라운드가 치러진 마지막 이틀간은 코스내 거대한 나무 20여 그루가 뿌리 채 뽑혀 쓰러질 정도로 강력한 바람이 몰아쳤다.
버디는 꿈도 꾸기 힘들었고 파 세이브를 하며 버디를 잡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얼마나 힘든 조건이었는지는 대회 4라운드에 나선 최고의 PGA투어 프로들 가운데 언더파를 친 선수가 우승한 차지한 브렌트 스네데커(3언더파 69타) 단 한 명뿐이었고 4라운드 평균타수는 무려 77.9타에 달했다는 사실이 잘 말해준다.
스네데커는 31일 4라운드를 마친 뒤 “US오픈 코스급 난이도에 브리티시오픈 날씨가 더해진 날이었다”고 이날의 어려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 최경주는 끝까지 우승에 도전했다. 강풍을 뚫고 나가는 탱크처럼 묵직한 전진을 이어갔다. 4라운드 첫날 경기가 10번홀까지 마친 상황에서 악천후로 인해 중단된 뒤 1일 나머지 8개홀을 치르면서 한 홀(14번)에서 보기를 한 것을 제외하곤 모두 파를 세이브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그 유일한 보기가 결국은 그의 우승 꿈을 깨뜨리고 말았다. 그보다 1타 앞선 단독선두로 함께 마지막 8개홀을 치른 지미 워커가 8홀에서 보기만 4개를 쏟아냈고 또 다른 라운딩 파트너 스캇 브라운은 8개홀에서 보기 5개와 더블보기 2개로 9타를 잃은 것을 감안하면 마지막 날 최경주가 얼마나 선전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는 마지막 홀까지 스네데커에 1타차를 유지하며 도전을 이어갔고 스네데커는 18번홀에서 최경주의 버디 퍼트가 빗나간 뒤에야 환호할 수 있었다. 이날 최경주의 우승 꿈은 가로막은 것은 스네데커가 아닌 강풍이었던 것이다.
지난해 19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탑10에 입상하지 못하는 부진을 보인 최경주는 이미 전성기가 지난 40대 후반으로 접어들어 그의 부활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 대회에서 이런 평가를 보기 좋게 깨뜨리며 재도약을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이날 획득한 70만2,000달러의 단독 2위 상금으로 그는 상금랭킹을 176위에서 19위로 끌어올렸고 페덱스컵 랭킹도 22위로 훌쩍 끌어올렸다.
최경주는 시즌 시작 전 올해 목표로 “최소한 1승을 거두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확보한 5년간의 PGA투어 시드가 만료되기에 올해는 최경주에게 어쩌면 PGA투어 커리어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가 걸린 중요한 시즌이다. 최경주가 이번 대회서 보여준 상승세를 살려 올해를 부활의 해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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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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