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0년대 브로드웨이 무대 의상·재즈·스윙뮤직·탭댄스 엠마 호연 등 볼거리 풍성
‘브로드웨이로 날아간 총알’은 1920년대 음악과 춤, 의상을 만끽할 수 있는 코미디 뮤지컬이다. <사진 Matthew Murphy>
하여간 우디 앨런은 말이 많다. 영화에서 언제나 자기 생각을 시시콜콜 늘어놓는 그가 뮤지컬에서도 노래보다 대사가 많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지난 5일 할리웃의 팬태지스 극장에서 개막된 ‘브로드웨이로 날아간 총알’(Bullets Over Broadway)은 우디 앨런이 자신의 1994년 동명영화를 바탕으로 각본을 쓰고, 수잔 스트로맨이 연출과 안무를 맡아 함께 만든 코미디 뮤지컬로, 2014년 3월 초연된 최근작이다.
토니상과 드라마 데스크상에서 각각 6개 부문 후보지명을 받았으나 수상은 한 개에 그쳤을 정도로 리뷰가 신통치 않아 5개월 동안 156회 공연을 가진 후 무대에서 내려왔고, 지난해 10월부터는 제프 와이팅 연출의 투어 프로덕션으로 재탄생해 미 도시들을 순회 중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는 볼거리 즐길거리 웃을거리가 많아서 뮤지컬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관람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1920년대 뉴욕 브로드웨이가 무대인만큼 당시(개츠비 시대)의 의상과 문화, 재즈와 스윙뮤직, 팔등신 코러스 걸들의 찰스턴과 탭댄스 등 신나는 춤이 흥을 돋운다.
우디 앨런 특유의 슬랩스틱과 개그가 쉴 새 없이 튀어나오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여간 수다스러운 게 아닌데 그런 한편 필름 느와르 분위기도 짙게 드리워져 있어서 사람을 개미 죽이듯 처형하는 갱단의 사악함이 여과 없이 표현된다.
첫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재정지원이 절실한 젊은 극작가가 갱 두목으로부터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는다. 쇼걸인 그의 연인을 주요 배역으로 출연시키라는 조건과 함께. 한물 간 왕년의 명배우들도 기용되는데 각자 요구가 많고 할 말이 많아서 배가 산으로 올라가기 일보 직전이다.
여배우 헬렌 싱클레어 역의 엠마 스트래튼이 눈부시게 빛나는 호연을 보여준다. 치치 역의 제프 브룩스 역시 카리스마 작열하는 포스로 노래와 춤을 소화하고, 엘렌 역의 해나 로즈 드플루메리도 대단히 인상적이다. 다만 주인공 극작가 역의 데이빗 셰인이 좀 약한 것이 흠.
1월24일까지. 티켓 25~150달러.
(800)982-2787, www.hollywoodpantag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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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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