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지명전 유력후보들이 이미지 싸움으로 으르렁거렸다. 각종 막말로 도널드 트럼프가 돌풍을 일으키자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예사롭지 않은 그의 헤어스타일을 비꼰 것이다.“ 트럼프가 마침내 나보다더 헤어스타일이 주의를 끄는 후보가 됐다”고 말이다.
여기에 가발 착용 논란까지 불거지자 트럼프는 유세 도중 청중석의한 여성을 불러내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게 해 가발이 아님을 확인시켰다. 이런 해프닝까지 벌이는 것은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가장큰 요인은 얼굴자체가 아니고 그것을감싸고 있는 헤어스타일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헤어스타일이 첫인상의70%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오드리 헵번의 쇼트커트 머리, 육영수 여사의올림머리, 북한 김정은의 사다리꼴 머리 등 머리스타일이 첫 인상뿐 아니라 그 인물의 성품까지도 헤아리게하는 것은 우리가 경험하는 바이다.
내가 다닌 여학교는 유난히 머리에 대한 규율이 엄격하였다. 가르마를 옆으로 타서 머리가 귀밑 1cm의길이를 유지해야 했다. 매일 아침 조회시간에 훈육주임이 자를 갖고 다니며 쟀다. 대학시절엔 4년 내내 생머리를 어깨 아래까지 기르고 흐트러지지 않도록 헤어밴드를 하고 다녔다.
대학 졸업 후 직장에 다닐 때는 긴머리를 자르고 앞머리를 내려 이마를덮는 소위 애교머리 스타일을 즐겨했다. 결혼 후 한동안 파마머리로 지내다가 남편의 직장 관계로 미국에 오게 되면서부터는 육영수 여사의 올림머리 스타일로 바꾸게 됐다.
화장도 한계가 있고 성형은 꿈도못 꾸던 시절,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수단은 머리스타일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남편이 미국에서의 임기를끝내고 혼자 귀국하고 나는 애들과함께 남아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두집 살림을 하면서 내 머리 모양은 굳어졌다. 지출을 줄일 방법을 궁리 하다가 미장원 출입을 끊었고 그 때 이후 20여년 미장원엘 간 적이 없다.
머리를 한 데 묶어 올려 헤어핀을 꽂은 머리가 내 머리모양이다.
그런데 동창모임에 나가면 친구들이 그 머리모양 때문에 십년은 더 나이 들어 보인다며 머리모양을 바꾸라고 아우성들이었다. 이젠 그 헤어스타일이 나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익숙해져서인지 친구들도 이제는 내게잘 어울리고 보기도 좋다고 한다.
지난여름 한국에 다녀왔다. 요즈음 한국은 성형 열풍이 대단하다. 연예인들뿐만이 아니라 일반인, 미성년자들까지, 아니 남자들도 성형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TV에 나오는 젊은여자 연예인들의 얼굴을 보면 개성이 없이 모두 비슷비슷 해 보였다.
예전에 보았던 나이 먹은 연기자들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지 세월이 흘렀어도 오히려 더 젊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런가 하면 성형 부작용 때문에 신세망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하나님은 잘 났건 못 났건 그 모양그대로 살게 하셨는데 다만 한 군데헤어스타일만은 마음대로 바꾸도록자유를 주셨다. 내 이미지가 머리스타일처럼 소박하고 단정하기를 바라고내 주변 사람들도 이미지에서 풍겨나오는 인품이 한결같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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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광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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