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 수려한 연기… 벨칸토 감상에 딱 디바 수려한 연기… 벨칸토 감상에 딱](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5/12/02/20151202142040561.jpg)
소프라노 안젤라 미드가 장엄하고 위풍당당한 여사제 노르마 역을 맡아 노래하고 있다.
‘노르마’(Norma)는 벨칸토 오페라의 걸작이란 점에서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단순한 음악’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감동적인지를 가슴 깊이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벨리니(Vincenzo Bellini·1801~1835)의 오페라를 본 것은 처음인데, 오케스트라 음악이 어찌나 단순하고 순수하던지, 얼마나 쉽고 다정하던지, 그 위로 솟아오르는 아리아들이 더욱 감미롭고 화려하게 피어나는 것이었다.
노르마, 하면 마리아 칼라스이기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는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디바 안젤라 미드(Angela Meade)가 기대 이상의 수려한 공연을 보여주었다. 특히 ‘정결의 여신’ 아리아에서 마리아 칼라스의 것만 못하면 얼마나 실망스러울까 걱정했으나 전혀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으니 대단한 호연이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 공연에서 중요한 발견은 아달지사 역의 메조소프라노 제이미 바튼(Jamie Barton)이었다. 굵고 윤기 나며 풍부한 성량을 가진 그녀는 어쩌면 노르마를 압도할 정도의 카리스마틱한 목소리로 멋진 열연을 보여주었다.
안타까운 것은 오페라를 이끌고 가는 이 두 여주인공, 신전의 여사제들 역을 맡은 두 가수가 너무나 뚱뚱해서 시각적으로 몰입이 안 되는 점이었다. 게다가 로마 총독 폴리오네(테너 Russell Thomas 분)와 노르마의 아버지인 족장 오로베소(베이스 Morris Robinson 분)의 역마저 흑인 가수들이 맡았으니, 네 사람이 주역인 공연무대를 거의 세 시간 보고 있는 동안 귀는 황홀했으나 눈은 즐겁지 않았음을 고백해야겠다.
이건 참 편견에 찬 의견이요, 비전문적인 리뷰라는 것을 알고 있다. 예쁘고 늘씬한 백인 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못하는 것보다는 외모가 볼품없어도 노래 잘하는 가수가 최고인 것은 오페라 무대뿐 아니라 어떤 공연무대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또한 가수는 몸이 악기인지라 그 정도 좋은 소리를 내려면 몸집, 즉 울림통이 커야 한다는 것도 상식이다. 그럼에도 오페라 역시 종합예술이기에 그 완성도를 좌우하는 것은 역시 매력적인 배역이란 점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세트 배경이 처음부터 끝까지 바뀌지 않고 하나의 공간으로만 표현된 것도 다소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벨칸토 노래를 확실하게 인조이하기에는 이만한 오페라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또한 노르마를 노래할 만큼 풍부한 성량과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위풍당당한 외모를 지닌 콜로라투라 드라마티코 소프라노를 찾기도 쉽지 않으므로 어디서든 ‘노르마’를 공연한다 하면 열일 제쳐놓고 관람하는 것이 오페라 애호가의 자세라고 본다.
남은 공연 일정은 2, 5, 10, 13일. 티켓 17~319달러. (213)972-8001, laopera.orgDorothy Chandler Pavilion 135 N. Grand Ave. LA, CA 9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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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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