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은행 직원 김모씨는 지난주 추수감사절에 친지는 물론, 지인들에게 본의 아니게 걱정을 끼쳤다.
김씨는 “한미은행이 BBCN 은행에 합병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는 신문기사를 읽고 ‘통합되면 구조조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스런 말들을 들었다”며 “애써 괜찮다고 했지만 내심 걱정으로 명절을 보냈다”고 말했다.
BBCN, 윌셔, 한미 등 3대 한인은행들이 내재적 합병 대상자로 떠오르면서 연말 은행권에 뒤숭숭한 분위기가 증폭되고 있다. 특히 BBCN이 내부적으로 한미 측 제안을 정밀하게 검토하고 금명간 이사회를 소집할 것이란 이야기가 수뇌부에서 흘러나오며 일선 직원들은 궁금증을 넘어 불안감으로 번지고 있다.
BBCN뿐 아니라 윌셔와 한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통합 때 이뤄질 중복 지점 폐쇄 및 이에 따른 인원감축이 걱정이다. 과거 윌셔의 새한 인수, 중앙과 나라 통합 이후 경험했던 실업 공포의 데자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BBCN와 한미, 또는 BBCN과 윌셔가 어떤 방향으로든 통합할 수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일고 있다”며 “일부 직원들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각 은행 내부에서는 이사회 및 경영진과 근거리에 있는 부서와 담당자들을 통해 관련 정보를 얻어내려는 사내 첩보전이 펼쳐지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관련 언론 정보에 주목하는 등 분주하다.
은행권에서는 BBCN이 어느 쪽과 합병하더라도 정리되는 직원 숫자는 200~3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한미가 밝힌 대로 BBCN과 합병 때 직원 숫자는 1,500명을 넘고 반경 1마일 이내 중복되는 지점은 21개에 달한다. 지점 별로 최소한 4명의 정규직 직원이 근무한다고 가정하면 중복 지점에서만 최소한 80명 이상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업무 효율화를 위해 1마일을 벗어난 지점들 중에서도 규모나 수익성이 뒤처지는 곳은 통폐합될 가능성이 있다. 두 은행의 전산 등 본점 기능이 완전하게 합쳐지면 시간을 두고 본부에서도 정리되는 인원들이 발생한다.
이는 자산규모가 비슷한 윌셔도 마찬가지로 오히려 한미보다 지점망이 더 겹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정리되는 인원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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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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