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앉아 있는데 누군가 말을 걸기 위해서 다가오면, 아랫사람이라도 일어나서 맞아라. 이 말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평생
좌우명으로 삼았던 약자에 대한 예의범절이다.
국제구호전문가인 한비야의 경험담이다. 하루는 가까운 언니가 ‘괜찮은 남자’가 있는데 한 번 만나보지 않겠느냐고 전화가 왔다. 나이도 꽉 찬
여자가 ‘괜찮은 남자’를 만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아 그날 저녁에
서둘러 만나기로 했다. 동갑내기 그 남자는 정말 괜찮았다. 화제도 풍부
하고 유머 감각도 뛰어난 엘리트 기업가였다.
저녁 늦은 시간까지의 대화가 내내 유쾌하고 즐거웠다. 하지만 좋은 건 거기까지였다. 운전기사가 늦게 나타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그렇게
정중하고 예의바르고 부드럽던 ‘괜찮은 남자’가 갑자기 뒤채는 명량바다
의 물결처럼 돌변했다.
운전기사는 얌전하게 생긴 60대 초반의 남자였다. 운전기사가 주차장에서 빠져 나오는데 앞차에게 가로막혀 늦어졌다고 해명했지만 보행자가 많은 큰길가에서 ‘괜찮은 남자’는 시종 반말로 큰 소리 쳤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결정적인 사건은 그 다음이다. 자신의 차로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걸 택시로 가겠다니까, 그럼 택시는 자기가 직접 잡아주겠다며 승용차에서 내렸다. 때마침 그 옆을 지나던 시각장애인과 부딪쳤다. 그 순간‘괜찮은 남자’가 용수철처럼 한마디 내뱉었다 “에이, 재수 없어.”
“재수 없다니, 정말 재수 없는 사람은 바로 너다, 이놈아.” 때마침 건널목 신호가 바뀌어서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맞은편에 있던 택시에 올라탔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괜찮은 남자’의 기억을 깨끗이 지웠다. 그렇게 약자를 함부로 대하는 비루한 사람을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았다.
‘1그램의 용기’에 나오는 얘기다.
인품의 성숙도는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면 안
다. 이 세상에는 자기보다 힘이 센 사람 앞에서 비굴하고, 반면에 자기보
다 약한 사람 앞에서 무례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런 사람의 인품은 텅
빈 강정 같다. 비겁하고 추하다.
다윗이 긴 전쟁을 마무리하고 통일 이스라엘의 왕으로 등극했을 때다. 다윗은 자신의 경쟁자였던 사울의 후손 중 간신히 살아남은 므비보셋을 왕궁으로 불러 자비를 베풀었다. 다윗은 ‘갑’의 위치에 있는 강자였지만 ‘ 을’의 위치에 있는 잡초 같은므비보셋을 귀중히 여기며 보살폈다.
다윗처럼 약자에게 자비와 선을 베풀라. 약자를 업신여기는 무례를 당신은 범하지 말라. 당신의 너그러운 인품이 바다를 향하는 강물처럼 멈
추지 않고 흐르게 하라.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