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시즌 출전 꿈 무산
▶ 15홈런-58타점-60득점으로 메이저리그 데뷔시즌 마감
한국프로야구(KBO)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최초의 야수로 첫 시즌부터 성공 스토리를 써가던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불의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데뷔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눈앞에 뒀던 포스트시즌 출전이 무산된 것은 물론 수술 후 재활에 6~8개월이 필요할 것으로 발표돼 내년 시즌 준비에도 중대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파이리츠는 17일 밤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강정호가 이날 경기에서 입은 왼쪽 무릎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올 시즌을 마감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피츠버그 PNC팍에서 벌어진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 1회초 수비에서 숏스탑으로 병살플레이를 시도하던 강정호는 이를 막기 위해 그의 다리를 향해 몸을 날리는 과격 슬라이딩을 해온 컵스 1루주자 크리스 코글란에 왼쪽 무릎을 꺾이는 중상을 입고 곧바로 인긴 알리게니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MRI 촬영을 했고 이 결과 안쪽 측부인대(MCL)과 연골 반열판이 파열되고 정강이뼈 골절상까지 입은 것으로 나타나 이날 밤 바로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로써 강정호는 올 시즌 126게임에 출장해 타율 .287(421타수 121안타), 15홈런, 58타점, 60득점의 성적을 남기고 메이저리그 데뷔시즌을 마감했다. 출루율 0.355, 장타율 0.461을 기록하고,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는 전천후 활약으로 피츠버그에서 최고의 선수 반열로 올라섰지만 과격한 슬라이딩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강정호는 부상 후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를 통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운이 나빠 부상을 당했을 뿐이다. 코글란은 충분히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했다. 나를 해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을 것”이라며 코글란을 감쌌다.
또 파이리츠의 선수들과 구단도 코글란의 슬라이딩에 대해 거칠고 과격했지만 룰에 어긋난 것은 아니었다면서 그의 슬라이딩을 ‘더러운 플레이’라고 비난하지 않았고 많은 언론들도 이와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하지만 아무리 규정상 허용되는 일이라고 해도 한 선수의 커리어를 위협할 만한 과격한 슬라이딩에 대한 위험성을 계속 좌시할 수 없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18일 “강정호의 부상은 테이크아웃 슬라이드에 관한 규정을 바꿔야 함을 보여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코글란의 슬라이딩 자체가 불법은 아닐지 몰라도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 기사는 “코글란이 마치 아이스하키에서 골리가 세이브를 시도할 때처럼 벌린 채 강정호의 다리를 향해 들어갔다”면서 “더러운 (불법) 플레이는 아닐지 몰라도 다분히 공격적인 의도가 있었다”는 익명의 피츠버그 클럽하우스 멤버의 말을 인용했다.
또 코글란이 병살을 막는 과정에서 상대 수비수에 중상을 입힌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음도 지적했다. 지난 2009년 당시 말린스에서 뛰던 코글란은 탬파베이 레이스의 2루수였던 일본인선수 아키노리 이와무라에게 테이크아웃 슬라이드를 들어가 이와무라의 왼쪽무릎 십자인대와 연골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힌 전력이 있다. 이와무라는 수술을 받고 돌아왔으나 끝내 제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떠돌다가 1년 뒤 일본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메이저리그에서 10년간 뛴 뒤 한국과 일본에서 4년간 선수생활을 한 팍스스포츠 해설가 C.J. 니트카우스키는 이에 대해 지난 2011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뛰던 일본선수인 쓰요시 니시오카가 뉴욕 양키스 닉 스위셔의 슬라이드에 골절상을 입은 것까지 포함, 유독 아시아 출신 내야수들의 부상이 많은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에선 이런 식의 과격한 테이크아웃 슬라이딩이 거의 없고 외국선수들이 이런 플레이를 할 경우 ‘더러운 플레이’로 비난받지만 미국에선 정당한 플레이로 인정되는 차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SI는 지난해 메이저리그가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홈플레이트에서 캐처와 주자의 충돌을 금지한 것처럼 주자의 위험한 테이크아웃 슬라이드도 최소한 주자가 베이스 방향에서만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제한하는 등 관련 규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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