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린더 그랜드슬램 한 발 앞두고 무산
▶ US오픈 여자단식 준결승, 페네타도 2위 격파 파란… 이탈리아 선수끼리 우승 다툼
사상 최대 파란을 일으킨 뒤 팬들의 환호를 들으면서 활짝 웃는 로베르타 빈치.
서리나가 경기 후 로베르타 빈치에게 축하를 보내고 있다.
테니스 역사상 최고라고 해도 될 만한 초대형 이변이 US오픈에서 터져 나왔다. ‘테니스 여제’ 서리나 윌리엄스(33, 세계랭킹 1위)가 홈코트에서 시드도 받지 못한 무명의 도전자에게 덜미를 잡혀 역사적인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이 무산되는 고배를 마셨다.
11일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펼쳐진 여자단식 준결승에서 서리나는 세계랭킹 43위인 로베르타 빈치(32, 이탈리아)에 세트스코어 1-2(6-2, 4-6, 4-6)으로 무릎을 꿇어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서리나는 올해 4번이자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처음으로 패배를 맛보며 올해 메이저 26연승 행진과 지난해 US오픈부터 이어온 메이저 33연승 행진이 끊어졌고 1988년 스테프 그라프(독일) 이후 27년 만의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도 무산됐다.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린 것 같은 충격적인 결과였다. 사상 최대 이변을 일으키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결승에 오른 빈치는 경기 후 코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정말 놀랍다. 꿈만 같다. 내가 서리나를 꺾고 결승에 오르다니, 정말 믿기 어렵다”고 감격하며 “그랜드슬램을 원했던 서리나와 모든 미국인들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오늘은 나의 날”이라고 환호했다. 빈치는 이전까지 서리나는 상대로 4차례 맞대결에서 승리는커녕 세트도 따낸 적이 없었다.
서리나는 “그녀(빈치)가 커리어 최고의 매치를 한 것 같다”면서 “말 그대로 신들린 경기를 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그녀는 또 “(그랜드슬램에 대한) 압박감은 전혀 느끼지 않았다. 처음부터 말했지만 여기서 우승해야 한다는 부담은 한 번도 느낀 적이 없다”고 말해 심적 부담이 패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서리나의 어머니 오라신 프라이스와 코치 패트릭 무라토글루는 모두 서리나가 평소 같지 않았다면서 심적 부담이 패인으로 작용했음을 시사했다.
빈치는 이날 첫 세트 1-1에서 서리나의 서브게임을 깨고 2-1 리드를 잡았으나 서리나는 곧바로 빈치의 서브게임을 깬 것을 포함, 내리 5게임을 따내 단 31분 만에 첫 세트를 6-2로 가져오면서 낙승을 예고하는 듯 했다. 하지만 2세트에서 빈치는 2-2로 맞선 5번째 게임에서 서리나의 서브게임을 깨뜨리고 잡은 리드를 놓치지 않고 2세트를 6-4로 따내 승부에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이때까지도 서리나의 패배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서리나는 3세트 첫 서브게임을 지켜낸 뒤 빈치의 서브게임을 깨고 2-0 리드를 잡아 승기를 잡은 듯 했다. 하지만 빈치는 곧바로 서리나의 서브게임을 따내 균형을 되찾았고 서리나는 심적 부담 때문인지 범실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결국 3-3으로 맞선 7번째 게임에서 빈치에게 또 다시 서브게임을 뺏긴 서리나는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충격적인 탈락을 맞아야 했다.
한편 이보다 먼저 벌어진 다른 준결승에선 또 다른 이변이 나왔다. 이탈리아 선수 플라비아 페네타(33, 세계랭킹 26위)가 세계랭킹 2위 시모나 할레프(23, 루마니아)를 단 59분만에 6-1, 6-3으로 완파하고 역시 생애 첫 메이저 결승에 올라 빈치와 ‘올-이탈리안’ 파이널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에 따라 세계랭킹 1, 2위의 맞대결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여자단식 결승전은 30대 이탈리아 선수간의 대결이 되고 말았다.
테니스 오픈시대에 이탈리아 선수들끼리 메이저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네타와 빈치는 2년전 이 대회 8강전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만났고 당시는 페네타가 빈치를 6-4, 6-1로 꺾고 4강에 올랐었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