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채널-AP통신“에비앙 대회 이겨야 박인비‘커리어 슬램’인정”
▶ LPGA 공식입장 불구, 5개 메이저 모두 우승해야 한다는 입장 고수
박인비가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2일 막을 내린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박인비에 대해 일부 주류언론들이 ‘그랜드슬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를 꺼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P통신과 골프채널, BBC 등은 모두 박인비의 우승을 보도한 기사에서 “박인비가 4개의 다른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표현하며 ‘그랜드슬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을 피해갔다.
특히 AP통신과 골프채널은 모두 LPGA투어에 메이저대회가 5개라는 사실을 들어 이중 4개 메이저에서 우승한 박인비는 아직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LPGA투어는 그랜드슬램과 관련한 투어의 공식 입장을 밝힌 보도자료를 통해 “그랜드슬램은 전통적으로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한 것을 지칭한 것”이라면서 박인비가 달성한 위업은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고 못 박았다. 또 ESPN도 LPGA투어의 입장을 수용해 박인비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주류언론들 사이에서조차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그랜드슬램’이라는 용어가 그동안 메이저대회가 4개라는 사실을 전제로 “4개의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한 것”을 지칭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메이저대회가 5개인 LPGA투어에선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랜드슬램의 정의가 달라질 여지가 생긴 것이다. ‘4’라는 숫자에 초점을 맞추느냐, 모든 메이저대회를 다 차지한 것을 중시하느냐에 따라 그랜드슬램의 정의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LPGA투어는 2일 ‘슬램에 대한 LPGA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명확히 정리하고 나섰다. LPGA는 “그랜드슬램은 4개 메이저대회를 우승했을 때 부여해온 개념으로 LPGA투어가 발족하기 20년전부터 골프계에 적용돼 왔다”면서 “LPGA의 메이저 대회는 처음 3개로 시작됐고 그동안 2개와 4개인 시기도 있었으며 이제 5개가 됐다.
우리가 5번째 메이저 대회를 만든 것은 역사를 바꾸기 위하거나 그랜드슬램을 더 어렵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여자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LPGA는 현역이나 은퇴선수를 불문하고 4개의 서로 다른 메이저를 우승한 선수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으로 인정할 것이며 만약 메이저대회가 5개인 시대에서 5개의 다른 메이저대회를 우승한 선수에겐 ‘수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같은 맥락으로 한 해에 4연속 메이저 대회를 우승한 선수는 ‘그랜드슬램’, 5개 메이저대회를 우승한 선수는 ‘수퍼 그랜드슬램’의 칭호를 부여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LPGA투어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에도 불구, 골프채널과 AP통신은 박인비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골프채널은 “원래 ‘그랜드슬램’이란 용어는 1800년대초 브리지 카드게임에서 한 선수가 13차례 게임을 모두 이겼을 때 부여한 개념”이라면서 “박인비는 가능한 모든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기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AP통신도 박인비가 제5의 메이저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해야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으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AP통신은 전 세계 대부분 언론사들이 받고 있어 AP통신의 입장은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골프채널의 입장표명에 달린 독자들의 댓글들을 살펴보면 “도대체 골프채널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유권해석을 내리느냐”면서 “LPGA의 공식 입장을 따라 박인비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인정해야 한다”는 반응이 절대 우세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물론 그와 반대의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박인비로선 한 치 논란의 여지도 없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100% 인정받으려면 오는 9월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수밖에 없게 됐다. 사실 박인비는 이미 에비앙 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다.
지난 2012년 에비앙 매스터스라는 이름으로 펼쳐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그때는 이 대회가 메이저가 아니었고 이듬해인 2013년부터 제5의 메이저로 승격됐기에 박인비는 1년 차이로 메이저 우승을 인정받지 못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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