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피스, 세인트앤드루스서‘벼락치기’공부, 오늘부터 역사적‘메이저 3연승’도전 시작
▶ 제114회 디 오픈 챔피언십 개막
15일 연습라운딩 도중 6번홀에서 샷을 하고 있는 조든 스피스.
“지난 주 대회에 나가지 말고 이곳에 미리 올 걸 잘못했나.”
16일 새벽(LA시간) ‘골프의 발상지’ 스코틀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막을 올리는 제144회 디 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오픈)에서 역사적인 도전에 나서는 조든 스피스(21)가 대회 개막을 앞두고 세인트앤드루스에 적응할 시간이 워낙 적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스피스는 대회 개막 전날인 1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회장에) 좀 더 일찍 올 수 있었다면 분명히 더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시인했다. 그는 “PGA투어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하면서 이 대회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고 지난 주말 잔 디어 클래식에 나간 이유를 밝히면서 “하지만 이 코스(세인트앤드루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 누구에게도 나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미 올해 첫 두 메이저인 매스터스와 US오픈을 휩쓴 스피스는 이번 대회에서 지난 1953년 벤 호간 이후 62년 만에 처음이자 골프 역사상 단 두 번째로 시즌 첫 3개 메이저 싹쓸이라는 대업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시즌 첫 두 메이저에 우승해 시즌 메이저 3연승 스타트의 기회를 누렸던 선수는 호간, 아놀드 파머, 잭 니클러스, 타이거 우즈 등 당대를 호령했던 골프의 전설들 4명에 불과했고 이중 도전에 성공한 선수는 호간 한 명 뿐이다.
보통 선수라면 평생 한 번 얻기도 어려운 이런 역사적인 도전을 앞두고 미리 대회장을 찾아 코스를 익히고 현지사정에 맞춰 컨디션을 극대화시키는 등 모든 노력을 이번 대회에 집중했겠지만 스피스는 달랐다. 그는 지난 주말 세인트앤드루스와 시차가 6시간이 나는 일리노이 실비스에서 벌어진 잔 디어 클래식에 출전했다.
무명 시절 자신에게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기회를 주었던 대회에 대한 감사표시로 일찌감치 출전하기로 약속했던 것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는 그 대회에서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뒤 밤늦게 함께 출전했던 선수 18명과 함께 전세기를 타고 월요일인 13일 아침에야 세인트앤드루스에 도착했다.
결국 그는 도착 후 잠도 제대로 못자고 바로 코스에 나와 코치와 연습을 한 뒤 18홀 연습라운딩을 했고 14일 10홀울 돈 뒤 15일 다시 18홀 라운딩을 하는 등 세인트앤드루스에 대한 ‘벼락치기 공부’에 들어가야 했다.
사실 일찌감치 세인트앤드루스에 와서 장시간 연습했다고 해도 이번 대회에 우승할 수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세인트앤드루스 코스가 스피스같은 미국선수들은 거의 접할 기회가 없는 링크코스이고 바람 등 자연조건 역시 경험하지 못하면 적응이 힘들다는 점에서 미리 준비를 했더라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더구나 스피스는 프로 데뷔 후 이 코스에서 경기한 적이 없고 4년전 아마추어로 단 한 번 플레이한 것이 세인트앤드루스 경험의 전부였다. 어쩌면 골프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테스트 사흘 전에 대서양을 가로질러 날아와 제대로 쉴 시간도 없이 사흘간 ‘벼락치기 공부’를 하고 시험을 치르는 셈이다.
하지만 스피스는 미리 와서 준비를 했으면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잔 디어 클래식 출전에 대한 후회는 하지 않았다. 그는 “여기서 가장 힘든 것은 시차지만 그것도 6시간에 불과하다”면서 “연습 라운드때 너무 날씨가 좋아 대회중 예상되는 악조건을 경험하지 못한 것도 아쉽지만 거기에 적응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며칠 사이에) 좋은 준비를 많이 했다.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스피스는 16일 새벽 1시33분 더스틴 잔슨, 히데키 마쓰야마와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지난 2009년 이후 이 대회 우승자들은 모두 1라운드에서 탑10 출발을 끊었다. 스피스의 3연속 메이저 타이틀 도전의 성공여부를 점쳐볼 첫 관문이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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