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37세 노장 포르미가가 선제골을 뽑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뒤쪽은 한국 미드필더 권하늘.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FIFA랭킹 7위 브라질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9일 캐나다 몬트리올의 올림픽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대회 조별리그 E조 1차전 경기에서 한국(FIFA랭킹 18위)은 수비수들의 어이없는 패스 미스로 2골을 모두 헌납하면서 아쉬운 고배를 마셨다.

앞서 벌어진 같은 E조 경기에서 스페인(14위)과 코스타리카(37위)가 1-1로 비기면서 한국은 E조 최하위로 밀렸다. 한국은 이날 유영아를 최전방 원톱, 지소연을 처진 스트라이커 겸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는 4-4-1-1 시스템으로 브라질과 격돌했다.

전가을과 강유미가 좌우 날개를 맡았고 권하늘과 주장 조소현이 미드필드에서 공수를 조율했으며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이은미, 심서연, 김도연, 김혜리가 섰고 2003년 월드컵에 나섰던 베테랑 김정미가 골키퍼로 출전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 직후엔 몇 차례 브라질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등 활발하게 공격적으로 나섰고 브라질도 전반 4분 오른쪽 풀백 파비아나의 35야드 중거리슛이 한국 크로스바를 때리는 등 비교적 팽팽한 경기가 펼쳐졌다. 전반 5분엔 유영아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파비아나와 부딪혀 넘어졌으나 주심의 휘슬은 불리지 않았고 30분엔 코너킥 상황에서 조소현의 슛으로 브라질 골문을 노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이후 전반 20분 크리스티안의 위협적인 중거리슛이 한국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간 것을 시작으로 점차 주도권을 잡아나갔고 전반 33분 한국 수비의 아쉬운 실책에 편승, 선제 결승골을 뽑아냈다.

센터백 김도연이 페널티아크 외곽으로 볼을 잡아 골키퍼에 패스한다는 것이 너무 어이없이 짧았고 뒤에서 쇄도한 포르미가가 볼을 가로채 가볍게 오른발슛으로 한국 골네트를 흔들었다. 사실상 한국의 자책골이었다. 37세 노장 포르미가는 이 골로 여자월드컵 역사상 최고령 득점기록을 경신했다.

이후 한국은 패스워크가 살아나지 못하고 브라질의 개인기에 위축된 수비수들이 한발 물러서는 수비를 하면서 볼 잠유율 62-38이 말해주듯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를 했다.

후반 초반 잇단 브라질의 공세에 시달리던 한국은 후반 8분 다시 페널티박스 안에서 수비수의 패스가 짧아 포르미가에게 가로 채였고 이 순간 조소현이 반칙을 범하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돼 추가골을 허용했다. 브라질의 간판스타 마르타가 키커로 나서 깨끗하게 킥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월드컵 15호골로 역대 월드컵 최다골 신기록을 썼다.

이후 한국은 실점만회를 위해 공격적인 모습으로 전환했고 이후엔 대등한 경기를 했을 뿐 아니라 여러차례 득점찬스도 만들어내 왜 경기 내내 그런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지 못했는지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후반 26분 지소연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내준 볼을 받은 전가을의 슈팅은 상대 수비수 몸에 맞지 않았다면 골일 가능성이 높았디. 후반 35분에도 지소연과 전가을이 호흡을 맞춰 기회를 만들어냈지만 전가을의 슛이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가 아쉬운 입맛을 다셔야 했다. 한국은 오는 13일 몬트리올에서 코스타리카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