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카 현대미술관, 윌리엄 포프·스터트반트·칼릴 조셉 3개 전시회 눈길
일레인 스터트반트의 ‘더블 트러블’ 전시장.
윌리엄 포프. L의 대형 성조기 ‘트링켓’.
모카(MOCA) 현대미술관은 지난봄부터 주목할 만한 3개의 전시를 LA 다운타운의 게픈 콘템포러리와 그랜드 애비뉴, 2개 전시관에서 열고 있다. 미국의 현대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콘템포러리 최전방의 아트 쇼들이다.
입장료 7~12달러. 화요일과 수요일 휴관. 목요일 오후 5~8시 무료. www.moca.org
▲MOCA Grand Avenue: 250 S. Grand Ave. LA, CA 90012
▲Geffen Contemporary: 152 N. Central Ave. LA, CA 90012
[미국인의 정체성을 예술로]
◆ 윌리엄 포프. L: 트링켓(William Pope.L: Trinket)
시카고의 설치작가 윌리엄 포프 L의 주요 작품을 보여주는 전시로 게픈 콘템포러리 모카의 방대한 공간에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대형 설치와 비디오, 회화, 사진, 그리고 퍼포먼스와 조각품까지 선보인다.
그 중에서도 장관인 것은 45×16피트의 대형 성조기 설치물 ‘트링켓’이다. 4개의 산업용 선풍기 바람에 계속 휘날리고 있는 이 성조기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강풍에 의해 천이 닳고 낡아 끝이 갈라지고 찢어지게 되는데, 이것은 순기능을 잃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도전을 상징한다.
이외에도 역사와 정치, 사회의식과 미국인의 정체성을 예술로 표현한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6월28일까지.
[모작에 내포된 심오한 의미]
◆ 스터트반트: 더블 트러블(Sturtevant: Double Trouble)
지난해 작고한 여류작가 일레인 스터트반트의 50년 커리어를 처음 조명한 전시로, 1960년대 처음 화단에 나온 그는 앤디 워홀이나 재스퍼 존스, 마르셸 뒤샹, 조셉 보이스 등 동시대 작가들의 대표적인 작품을 자신이 해석한 방식으로 카피해 내놓았다. 의미 없는 모작일 뿐이라며 비평가들로부터 외면당했던 그의 작품들은 그러나 유명 작가와 작품들의 독창성에 의문을 던지는, 예술에서 누가 원작자이며 그 의미는 무엇인가, 과연 해 아래 새 것이 있는가 하는 심오한 의미를 내포한 작품들로 뒤늦게 인정받고 있다.
1961~2014년의 작품 46점을 소개한 이 전시는 현재 화제의 전시로 주목받고 있다. 7월27일까지.
[음악 비디오+영화+실험예술]
◆ 칼릴 조셉: 더블 콘션스(Kahlil Joseph: Double Conscience)
LA의 젊은 배우이며 감독인 칼릴 조셉이 2014년 만든 15분짜리 단편영화(m.A.A.d)를 더블 스크린 프로젝션으로 보여준다. 흑인 지역 캄튼의 일상적인 풍경을 독특한 시각으로 잡아낸 이 작품은 음악 비디오와 영화, 실험예술을 모두 넘나드는 마력적인 작품으로 호평 받고 있다. LA타임스도 눈을 뗄 수 없는 최면적이고 황홀한 작품이라고 극찬했으며 미국 대도시 변방에 사는 흑인들의 삶과 심리를 예술적 방식으로 묘사해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힙합 가수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사운드트랙이 강렬한 효과를 더한다. 8월16일까지.
<정숙희 기자> <사진 M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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