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회말 5-5 균형 깬 주자일소 3타점 2루타 등 2안타 폭발
▶ 파이리츠, 막판 3점차 리드 못 지키고 컵스에 8-9 역전패
강정호가 컵스와의 경기에서 7회말 2사 주자 만루에서 5-5의 균형을 깨는 주자일소 3타점 2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강정호의 날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파이리츠의 날은 아니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28)가 시즌 4번째 선발출전에서 7회말 5-5의 팽팽한 균형을 깨는 주자일소 3타점 2루타를 터뜨리는 등 한 경기에서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2루타와 타점 3개, 멀티히트를 한꺼번에 기록하는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하지만 파이리츠는 강정호가 안겨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8회 1점, 9회 3점을 내줘 8-9로 허무한 역전패를 당했고 강정호는 자신의 빅리그 커리어 최고의 날에 팀 패배로 웃을 수 없었다.
21일 피츠버그 PNC팍에서 벌어진 시카고 컵스와의 홈 3연전 시리즈 2차전에서 강정호는 이틀전 투구에 갈비뼈 인근을 맞아 부상한 숏스탑 조디 머서를 대신해 이틀 연속으로 숏스탑으로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전날 8번이었던 타순은 이날 6번으로 전진 배치됐고 강정호는 마침내 홈팬들 앞에서 ‘코리안 슬러거’의 진면목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날도 출발은 불안했다. 1회 1점씩을 주고받은 뒤 2회말 선두 스탈링 마테가 우중간 솔로홈런을 때려 2-1로 전세를 뒤집은 가운데 첫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컵스의 좌완 선발 트래비스 우드를 상대로 4구만에 약한 3루 땅볼로 돌아섰다. 컵스는 공수교대 후 3회초 2안타와 파이리츠의 실책을 묶어 2점을 뽑아 3-2로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강정호는 4회말 2사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나섰고 여기서 마침내 타격감을 잡는 자신의 첫 홈구장 안타를 신고했다.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우드의 가운데 직구를 제대로 끌어당겨 숏스탑과 3루 사이에 빠지는 깔끔한 좌전안타를 때렸다.
하지만 왼손투수인 우드가 1루 주자 견제에 일가견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는지 1루에서 다소 긴 리드를 잡았다가 견제구에 걸려 횡사하면서 첫 홈 안타의 기억도 씁쓸하게 막을 내렸다. 강정호의 3번째 타석은 안타를 치지 못했음에도 매우 좋은 결과였다.
컵스가 4-3로 앞선 6회말 1사 1,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컵스 구원투수 브라이언 슐리터를 상대로 4구 직구에 밀어쳐 원바운드로 높게 튀는 2루 땅볼을 쳤고 이때 주자들이 2, 3루로 전진한 뒤 다음 타자 프란시스코 서벨리의 적시타로 모두 홈을 밟아 5-4로 역전에 성공했다. 강정호의 진루타가 역전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이었다.
컵스는 곧바로 7회초 파이리츠 3루수 자시 해리슨의 실책에 편승, 5-5 동점을 만들었고 7회말 파이리츠 공격에서 2사 1, 3루 위기에 몰리자 마테를 고의사구로 걸려 만루를 만든 뒤 강정호와 상대했다.
하지만 강정호는 여기서 컵스의 선택이 틀렸음을 장쾌한 한 방으로 입증했다. 컵스의 4번째 투수 제이슨 모트의 2구 직구를 통타해 우중간 워닝트랙에 떨어지는 2루타를 뿜어내 주자 3명을 모조리 홈에 불러들였고 파이리츠는 단숨에 8-5 리드를 잡아 승리를 눈앞에 둔 듯 했다.
이날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한 강정호는 1할 아래로 내려갔던 시즌 타율을 .176(17타수 3안타)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날 강정호의 맹활약은 피츠버그의 불펜이 무너지며 끝내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컵스는 8회 웰링턴 카스티요의 홈런으로 한 점을 쫓아온 뒤 9회초 파이리츠 클로저 마크 멜란슨을 상대로 3안타와 포볼 2개를 묶어 3점을 뽑아내 9-8로 재역전에 성공했고 끝내 파이리츠는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강정호로선 마침내 빅리그에서 타격감을 찾은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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