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인권만 중요하고 수십 수백의 다른 사람들 생명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인가!” - 저먼윙스 여객기 추락사건이 부기장의 자살극으로 밝혀지면서 정신질환자의 인권이 이슈가 되고 있다. 단순히 ‘이슈’가 된다기보다는 지나친 인권 중시 정책에 대한 반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문제의 부기장은 중증의 우울증과 자살 충동증세 등 정신질환 병력이 있었고, 채용당시 항공사 측에 이 사실을 보고했다고 한다. 이후 근무 중 별 이상이 감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항공사 측은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그의 불안정한 상태를 잘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 있다. 담당 의사들이다. 의사들은 그에게 일을 쉴 것을 권할 정도로 그의 상태를 불안해했다. 그러나 그뿐, 아무리 환자의 상태가 위태위태해도 의사들은 환자 이외의 다른 사람에게 알릴 수도, 의논할 수도 없다. 의료 프라이버시, 즉 환자의 인권보호 규정이 엄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 다물고 있었는데, 그 결과가 149명의 무고한 생명을 동반한 처참한 자살비행으로 드러난 지금, 의사들의 심정은 어떨까. 한 사람 인권 중시하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게 했다는 자책이 있을 법도 하다.
정신질환자의 인권 문제가 이슈가 되는 것은 독일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수년 전부터 정신건강 관련 규정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정신질환자의 인권이 보호받아야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나치게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다 보니 환자 개인으로 보나 사회로 보나 불행한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정신질환자들이 사람대접 받은 것은 불과 몇십년 전부터이다. 이전에는 ‘이상하다’ 싶으면 강제로 정신병원에 집어넣고, 정신병동에서 환자들은 짐승 같은 취급을 받곤 했다. 1960년대 이후 정신질환자의 인권에 대한 자각이 생기면서 관련법들이 제정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데 인권 즉, 프라이버시가 너무 강조되다 보니 환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치료도 받게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환자가 18세 이상이 되면, 자신이나 타인을 위해할 위험이 없는 한 부모도 치료에 개입할 수가 있다. 자녀가 정신질환이 깊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가슴을 치는 부모들이 많다.
예를 들면 지난 2011년 초 애리조나에서 개브리얼 기포드 연방하원의원 등 19명에 부상을 입히고 6명을 죽인 제러드 러프너 케이스. 그의 부모는 아들이 혹시라도 다른 사람을 해칠까봐 밤마다 자동차 엔진이 걸리지 않도록 일부러 고장을 냈고, 샷건을 압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제발 치료를 받으라고 권했지만 아들은 끝내 말을 듣지 않았다고 한다.
정신질환자에게 인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보호하는 한편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는 방향으로 관련 시스템이 조정될 필요가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