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호 화끈 신고식…빅리그 실전 데뷔전서 솔로포‘쾅’
▶ 파워와 침착한 선구안까지…수비도 산뜻했던 만점 데뷔
강정호가 첫 시범경기에서 3회 장쾌한 솔로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첫 단추는 잘 끼웠다. ‘코리안 슬러거’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메이저리그 첫 공식경기서 시원한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화끈한 신고식을 선사했다.
강정호는 3일 플로리다 더네딘의 플로리다 오토 익스체인지 스테디엄에서 원정경기로 펼쳐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숏스탑 6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두 번째 타석에서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장쾌한 솔로 아치를 그렸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시원한 홈런으로 장식하며 ‘코리안 거포’의 위용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강정호에게 홈런을 맞은 투수는 지난해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7승6패, 방어율 4.36을 기록했고 메이저리그 통산 23승26패, 방어율 4.23을 기록 중인 우완투수 마코 에스트라다였다.
공격적으로 타석에 임한 강정호는 초구부터 에스트라다의 빠른 볼을 받아쳤는데 약간 빗맞아 1루쪽 파울이 됐지만 곧바로 2구째 빠른 볼은 놓치지 않았다. 볼이 몸쪽으로 약간 높게 들어오자 거침없이 시원한 인사이드-아웃 스윙으로 밀어쳤고 타구는 다소 높이 뜨긴 했으나 엄청난 파워가 실린 듯 구장에서 가장 깊숙한 우중간으로 쭉쭉 뻗어나가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
밝은 얼굴로 홈에 들어온 강정호는 벤치로 들어오며 파이리츠 선수들이 하는 ‘졸탄(Zoltan)’ 세리머니(양쪽 엄지손가락을 위·아래로 붙이는 동작)를 선보이기도 했다. ‘졸탄’ 세리머니는 지난 2012년 캐처 로드 바라하스가 동료와 함께 본 영화에 나온 구원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주인공 졸탄을 부르는 장면을 세리머니로 활용한데서 시작된 것으로 피츠버그 선수들은 장타를 쳤을 때 졸탄 세리머니를 한다.
강정호는 이날 1회초 5번타자 페드로 알바레스의 좌월 스리런홈런으로 파이리츠가 3-0으로 앞선 상태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고 블루제이스 우완선발 애런 산체스의 바깥쪽 낮은 직구를 날카롭게 끌어 당겨 비록 숏스탑에 걸렸으나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다. 그리고 팀이 5-0으로 앞선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선 화끈한 홈런포를 쏘아올려 한인팬들은 물론 피츠버그 팬들을 한껏 들뜨게 만들었다.
그는 또 7-3으로 앞선 5회초 1사 2루의 세 번째 타석에선 침착한 선구안까지 보여줬다. 우완 스티브 델라바를 상대로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로 몰렸으나 흔들리지 않고 상대의 유인구 3개를 잇달아 골라내 포볼을 얻어냈다. 공격적인 스윙으로 메이저리그 정상급 파워를 선보인데 이어 불리한 카운트에서 유인구에 넘어가지 않는 침착함과 선구안을 보여준 것이다.
야수로서도 흠잡을 데 없었다. 이날 총 4개의 땅볼타구를 처리했는데 특히 2회 자시 도널슨의 타구를 잡아 언더핸드 토스로 ‘6-4-3’(숏-2루-1루) 더블플레이를 완성한 것과 이어 다음 타자 저스틴 스목의 날카로운 타구를 가볍게 아웃 처리한 것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스위치히터인 스목이 오른손투수를 상대로 왼쪽에서 타격을 할 땐 2루 베이스 뒤쪽으로 수비위치를 이동하는 시프팅 시스템을 완벽하게 소화해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강정호는 “홈런을 칠 때 제대로 방망이에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첫 단추를 잘 끼운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클린트 허들 감독은 “대단한 타구였다. 가운데 다소 높게 들어온 볼을 완벽하게 커버해 구장 밖으로 보냈다”면서 “수비에서 매우 안정적이었고 2회 좋은 더블플레이까지 보여줬다”고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2타수 1안타(홈런) 1볼넷 1타점을 올린 강정호는 8-4로 앞선 6회말 수비부터 교체됐고 파이리츠는 첫 시범경기답게 25안타를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8-7로 승리했다. 한마디로 모든 면에서 만점 데뷔전이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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