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신 처리방법-유산 놓고 가족-대리인 법정다툼
▶ 컵스 사상 최초의 흑인선수로 명예의 전당 멤버
1970년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포즈를 취한 생전의 어니 뱅크스 모습.
시카고 컵스 최초의 흑인 선수로 ‘미스터 컵(Mr. Cub)’으로 불릴만큼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어니 뱅크스가 지난달 23일 향년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유산과 그의 시신 처리방법을 놓고 가족들과 그의 대리인이 법정싸움 위기를 맞고 있다.
AP통신 등 언론들에 따르면 갈등의 시작은 그의 시신 처리방법을 놓고 발생했다. 뱅크스의 말년에 그의 곁을 지킨 대리인 레지나 라이스가 뱅크스의 시신을 화장하려하자 뱅크스와 파경상태였던 부인 엘리자베스가 이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뱅크스는 과거에 자신이 죽으면 시신을 화장해 재를 리글리필드에 뿌려달라고 말한 바 있는데 엘리자베스는 뱅크스가 농담을 한 것이라며 라이스가 뱅크스의 시신을 화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 소송이 과연 어떻게 될지는 오리무중이다. 우선 뱅크스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 어느 누구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뱅크스의 장례식을 맡았던 장의사나 리글리필드 인근 묘지 모두 뱅크스 시신의 행방에 대해 자신들은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뱅크스의 쌍둥이 아들인 제리와 조이는 뱅크스가 지난해 말 새로 작성한 유언장에서 그의 말년에 그를 보살펴준 자신의 대리인 라이스에게 자신의 모든 재산을 남긴다고 한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그것이 라이스가 뱅크스를 부추겨 작성된 것이라고 법정싸움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들은 “라이스가 아버지를 부추겨 자신을 대리인으로 선임하도록 하고 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17일에 작성된 이 유언장에서 뱅크스는 “난 내 아내와 아이들에게 아무 것도 남겨주지 않기로 했다. 그들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들이 가장 잘 알고있는 이유 때문”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그의 에이전트 라이스는 성명서를 통해 “이런 슬픈 기간에 어니(뱅크스)의 가족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을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유언장의 기록과 어니와 가까웠던 사람들이 나와 어니의 관계와 그가 나를 신뢰했음을 입증해 그들의 염려를 불식시켜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뱅크스의 장례식이 끝난 후에야 고인이 병상에서 새 유언장을 작성한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라이스가 뱅크스의 생애 말년에 가족들이 그와 직접 만나는 것마저 가로 막았다고 주장했다.
‘미스터 컵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컵스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활약했던 뱅크스는 1953년 9월흑인 최초로 컵스에 입단해 19시즌을 거의 대부분을 만년 꼴찌팀에서 뛰면서 두 차례 내셔널리그 MVP(1958·1959년)를 수상하고11차례 올스타에 선발되며 활약했다. 통산 2,528경기에 출장해512홈런, 2,583안타, 1,636타점을남겼다. 1977년 야구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고, 1982년 컵스는 그의 등번호 14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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