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나온 ‘In the Line of Fire’는 대통령 경호원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다. 여기서 경호원 프랭크 호리건 역을 맡은 이스트우드는 몸을 날려 암살범이 대통령을 향해 쏜 총알을 막아내고 암살범과 맞서 싸워 결국 그를 해치운다.
그러나 영화는 결국 영화일 뿐인가. 실제 대통령 경호실은 엉망진창임이 요즘 연일 폭로되고 있다. 지난 달 19일 백악관 펜스를 넘어 백악관 안으로 침입했던 오마 곤잘레스는 처음 알려진 것처럼 비무장 상태가 아니라 칼을 지니고 있었고, 북쪽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체포된 것이 아니라 동쪽 방까지 침입했으며, 그를 제압한 것도 근무 중이던 경호원이 아니라 비번인 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호실은 백악관의 안전을 지키는 데만 실패한 것이 아니라 사건의 은폐와 축소조작까지 일삼은 것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경호실의 이런 무능과 추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괴한이 반자동 소총으로 백악관을 공격했을 때도 경호실은 이것이 백악관 인근 갱단간의 싸움이라며 일축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범인은 백악관을 조준했으며 당시 방 안에는 오바마의 딸들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자칫 위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경호실은 백악관이 공격받은 것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이 사실은 4일 뒤 청소부가 유리 파편이 흩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야 알려졌다. 경호실은 이를 그동안 쉬쉬 해오다 워싱턴포스트 보도로 폭로된 후에야 시인했다.
이보다 더 아찔한 일은 지난 16일 오바마가 애틀랜타의 질병 통제 센터를 방문했을 때 일어났다. 전과가 있는 건축업자가 총기를 소지한 채 오바마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탄 것이다. 그는 아무런 몸수색을 받지 않았는데 이는 물론 경호 수칙을 위반한 것이다. 이 자가 마음만 잘못 먹었으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경호실의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2012년 오바마가 콜롬비아를 방문했을 때 경호원들은 호텔로 창녀들을 불러 섹스파티를 벌였고 지난 번 마이애미와 암스테르담을 방문했을 때는 만취해 소동을 벌였다.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있는 건지 신나게 놀고 즐기기 위해 존재하는 집단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면서도 오바마가 정치 헌금을 걷으러 LA에 올 때마다 대통령 신변을 보호한답시고 동네 길은 다 막아놓고 언제 풀어줄 건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주지도 않는다. 시민들에 불편을 주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경호 점수는 빵점인 경호실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난 셈이다.
여성으로는 처음 경호실장 자리에 오른 줄리아 피어슨은 의원들의 추궁을 견디지 못하고 1일자로 결국 사임했다. 새로 들어오는 경호실장은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대통령의 안전을 보호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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