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에 민감 할 수밖에 없다. 그게 정치인의 생리다. 민주주의 체제는 말 할 것도 없다. 전제주의 왕조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민심은 천심이란 말이 나온 게 아닐까.
여론에 민감하다. 더 나가 그 여론의 움직임 포착에 아주 뛰어나다. 클린턴 대통령에 대해 내려지는 평가다.
스캔들로 탄핵 위기까지 몰렸다. 그럴 때 마다 무엇보다도 여론의 동향을 면밀히 체크했다. 그리고는 변화무쌍하기 짝이 없는 그 여론의 흐름을 타고 교묘히 위기를 탈출했다. 달인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정도였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해 180도 달라졌다. 오바마 대통령을 말하는 거다. 9.11사태 직후의 W 부시를 닮았다는 얘기가 나오는 판이다.
현지 사령관, 심지어 국무장관, CIA국장의 건의도 무시하고 시리아 사태 개입을 꺼려왔다. 그 오바마가 사실상의 제 3의 걸프전 선언과 함께 시리아 공습에 들어가 나오는 소리다.
무엇이 가져온 변화인가. 여론의 동향이다. 시리아개입에 냉담했다. 그러던 미국의 여론이 돌아섰다. ‘수니파 극렬 단체 이슬람국가(IS)를 섬멸하라’는 성화가 빗발치면서 적극 개입으로 오바마는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의회도 모처럼 초당적 지지를 보냈다. 언론도 한 목소리다. 피에 굶주린 ‘죽음의 컬트’ 이슬람국가를 응징하라는 쪽으로. 이처럼 전쟁의 북소리가 높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다른 소리도 들려온다. 이 전쟁지지의 목소리가 과연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하는 것이다.
예외가 있다면 파시스트와의 싸움이었던 2차 세계대전이다. 이후 한국전에서 월남전, 그리고 최근의 이라크전에 이르기까지 전시 미국의 여론은 일정한 패턴을 보여 왔다.
전쟁이 한 해 이상 끈다. 그러면 초기의 그 높았던 지지율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이다. 이내 찾아드는 것이 전쟁피로 증세이고 그게 만연되면서 반전무드로 돌아선다. 이것이 정형화되다 시피 한 미국의 전시여론의 흐름이었다.
그 결과는 무엇이었을까. 전투에서는 항상 압도적 승리를 거둔다. 40만 가까운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군을 불과 수 주 만에 격파했을 정도로. 그러나 전쟁에서는 낭패를 모면하지 못한다.
제 3의 걸프전은 예외가 될 수 있을까. 당초부터 미지상군 투입은 배제했다. 그런 방식의 이슬람국가 섬멸전은 최소한 2,3년 이상 소요되는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그 와중에 미 전폭기가 추락되는 상황이 없다는 보장도 없다. 항상 의외성이 크게 지배하는 것이 전쟁으로, 예상보다 인적, 재정적 손실이 클 때 여론은 돌아설 수 있는 것이다.
“미군 병사들은 모두 손목에 시계를 차고 있다. 이슬람이스트 반군은 시계 같은 것은 차고 있지 않다. 시간은 그러나 우리 편이 아니다. 반군 편이다.” 한 미군 장성의 말이다.
무엇을 말하나. 전쟁을 결정짓는 것은 어디까지나 의지력이다. 가공할 화력도, 전투력도 아닌, 끝까지 싸워 이겨낸다는 의지력이다. 미국은 그 같은 의지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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