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뭄·병충해 겹쳐 육류·과일값 연일 상승
▶ “예상보다 빨라 조기 금리인상”목소리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고기값을 포함, 줄줄이 오르는 식탁물가가 인플레이션의 우려를 낳고 있다. 타운 내 한인마켓의 육류 코너에서 한인들이 소고기를 고르고 있다.
미국의 식탁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농축산물 주요 산지인 서부지역의 전례 없는 가뭄에다 돼지 설사병과 오렌지 및 감귤나무 전염병 등의 악재가 겹친 가운데 지구촌에 이상기후까지 닥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졌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육류값 계속 상승
6일 월스트릿 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5월 소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10.4%와 12.7%가 올랐다. 특히 소고기 값은 지난 2009년보다 무려 74%가 뛰었다. 가뭄으로 방목지가 고갈되면서 사육두수가 감소한 탓이다.
지난해 퍼진 돼지설사병 바이러스(PEDv)는 돼지고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13년 5월 이후 매주 10만마리 이상의 새끼돼지가 폐사했으며 평균 사육두수는 4.2%가 감소했다. 1년 전보다 베이컨 가격은 15% 돼지갈비는 13% 올랐고, 한 달 새에는 각각 5.1%와 2,4%의 상승폭을 보였다.
한인들이 많이 찾는 삼겹살과 목살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올랐다.
C&H의 스티브 김 상무는 “소고기의 오름세는 상상을 초월한다. 매주 3~5%씩 뛰고 있다”며 “갈비의 경우 8월에는 도매가격도 5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한다. 한인마켓에서도 세일 가격이 파운드당 9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선과일류 값도 7.3% 상승했다. 플로리다에 퍼진 오렌지와 감귤나무 전염병 탓이다. 오렌지 가격은 1년 전보다 17.1%가 뛰었다. 6월 식료품점 판매 가격도 2.7%가 올랐다.
연방 농무부(USDA)는 올해 소고기 가격 상승률은 5.5~6.5%, 돼지고기와 신선과일의 오름폭도 3~4%, 5~6% 등 전체 식료품 가격 상승률이 2.5~3.5%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기후도 물가 부추켜
지구촌의 이상기후도 식료품 가격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연방 기상청은 올해 안에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을 80%로 보고 있다. 엘니뇨 현상이 나타날 경우 가주의 가뭄 해갈에는 도움을 주겠지만 농업지역인 센트럴밸리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중남미나 동남아 지역의 가뭄이나 홍수로 농산물 수입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세계 원두의 33%를 생산하는 브라질의 가뭄으로 원두 생산량이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라비카 커피 선물가격은 90%가 폭등했다.
■FRB, 인플레 압력 고민
이 같은 식탁물가 상승에 FRB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저소득층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재닛 옐런 의장은 5월 물가 상승률이 2.1%를 기록하며 FRB 목표치인 2.0%를 웃돈 데 대해 “일시적 요인 때문에 잡음이 나타났다”며 지속 가능성을 일축했다.
하지만 FRB 내에서도 미국 경제가 ‘진짜’ 인플레이션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조기에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달 “최근 수개월 동안의 인플레이션 지표 움직임을 잡음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며 “물가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할 것”이라고 옐런 의장의 견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WSJ는 “FRB가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할지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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